STX그룹서 7억 수뢰 혐의 정옥근 前 해참총장 체포

입력 2015-01-30 03:58

예비역 대장인 정옥근(63·사진·해사 29기) 제27대 해군참모총장이 STX그룹으로부터 7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29일 오후 정 전 총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합수단이 발족한 이후 예비역 대장급의 신병을 확보하기는 처음이다.

정 전 총장이 현직 시절이었던 2008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해군 군함식 부대행사였던 요트대회에 정 전 총장의 장남이 설립한 요트회사 Y사가 주관사로 참여했다. Y사는 STX 측으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7억7000만원을 후원받았다. 합수단은 이 광고비가 고속함 및 차기 호위함 등 해군 군함·장비 납품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STX조선해양, STX엔진으로부터 받은 뇌물 성격이 짙다고 봤다.

합수단은 최근 STX 전·현직 고위 임직원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고, 강덕수(64·수감 중) 전 STX그룹 회장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광고비가 사실상 뇌물이었다는 결정적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전날 정 전 총장의 장남과 윤연(67·해사 25기) STX 상임고문을 체포해 수사에 속도를 냈다. 합수단 관계자는 “범죄 혐의 윤곽이 드러나 정 전 총장을 체포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도 있어 이 부분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2008년 3월부터 2년간 해군참모총장으로 재직했다. 재직 당시 해군복지기금 5억2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2012년 1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