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전력 생산기술, 세계 10대 IT 혁신기술에 선정

입력 2015-01-30 02:04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조병진(얼굴)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입을 수 있는 체온 전력 생산기술’이 세계 10대 IT(정보기술) 혁신기술로 뽑혔다. 이 기술을 스마트폰 같은 전자제품에 적용하면 몸에 대는 것만으로 전기가 만들어져 따로 충전하지 않아도 된다.

카이스트는 조 교수 연구팀의 웨어러블 발전소자가 ‘유네스코 넷엑스플로 어워드 2015’에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8회째인 넷엑스플로 어워드는 유네스코가 매년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만한 IT기술 10개를 뽑아 주는 상이다.

웨어러블 발전소자는 지난해 3월 에너지·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 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온라인 속보로 실리면서 처음 공개됐다. 이 발전소자는 열을 전기로 바꿔주는 열전소자를 유리섬유 위에 적용한 기술이다. 체온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몸에 부착만 하면 배터리를 충전할 필요가 없다. 얇고 가벼워 가공과 착용이 쉽다. 세라믹 기판을 이용한 기존 열전소자는 딱딱하고 무거워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전력 생산 효율이 낮은 점도 한계였다.

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발전소자는 전력 생산 능력이 세라믹 기판 소자의 14배다. 이 발전소자를 팔에 두를 수 있는 가로세로 각 10㎝의 밴드 형태로 만들면 외부 기온이 20도일 때 웬만한 반도체 칩을 다 구동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이 만들어진다.

조 교수는 “웨어러블 발전소자는 사용자의 체온으로 스마트폰과 다른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입는 전자제품뿐 아니라 자동차, 항공기, 공장처럼 버려지는 열이 발생하는 곳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의료용품 등에 활용하면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들은 기술 상용화를 위해 카이스트 교원기업 ‘테그웨이’를 창업해 운영 중이다.

10대 IT 혁신기술은 세계 IT 전문가 200여명이 투표로 결정했다. 웨어러블 발전소자 외에 중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불법 벌목 근절 기술(미국), 자전거 친화 도시 개발 애플리케이션(칠레), 젓가락을 이용한 음식 성분 분석 기술(중국),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초소형 성분 분석기(이스라엘) 등이 선정됐다. 이 중 그랑프리(1위)는 31일까지 네티즌 온라인 투표로 결정된다. 시상식은 다음 달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