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불황이 낳은 두 풍경] 자영업 40대 ‘두 번의 눈물’

입력 2015-01-30 02:15

창업하는 자영업자보다 망하는 자영업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출 자영업자 중 절반 가까이는 100세 시대 살 날이 더 많은 40대였다. 직장에서 쫓겨난 뒤 준비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쓴맛을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9일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비임금근로자 부가조사 자료를 통해 추계한 ‘자영업자 진입·퇴출 추계와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72만7000명이던 자영업 신규 진입자는 2013년 58만2000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 퇴출자는 58만7000명에서 65만6000명으로 증가했다. 2011년과 2012년은 자영업 진입자가 퇴출자보다 많았지만, 2013년 들어 퇴출자가 크게 늘어 진입자 수를 초과한 것이다.

자영업 진입률(전체 자영업자 중 신규 진입자)은 2012년 10.2%에서 2013년 8.3%로 하락했지만, 퇴출률은 같은 기간 8.4%에서 9.2%로 상승했다. 연구원은 “2011∼2012년 신규 사업자가 과다하게 진입한 자영업 시장에서 경기부진과 경쟁심화 등의 영향으로 경쟁력을 잃은 자영업자들이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퇴출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40대 자영업자의 퇴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2013년 자영업에서 퇴출된 사람 중 40대 자영업자 비율은 45.3%나 됐다. 40대의 자영업 진입률은 9.0%, 퇴출률은 15.3%로 그 격차가 6.3% 포인트로 전체 연령 중 가장 컸다.

베이비붐세대인 50대 이상의 경우도 자영업 진입자는 줄어들고 퇴출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50대 이상 자영업 진입자는 2011년 21만6000명에서 2013년 16만3000명으로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퇴출자는 2만8000명에서 7만1000명으로 급증했다. 30대 미만 청년층은 자영업 진입률과 퇴출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은 특징을 보였다. 청년층의 자영업 진입률은 38.4%로, 두 번째로 높은 30대 자영업 진입률(16.4%)의 2.3배나 됐고, 퇴출률 역시 41.9%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연구원은 “자영업자의 퇴출을 줄일 수 있는 ‘준비된 창업’과 자영업자의 임금근로자 전환 등을 확대해야 한다”며 “사업 전환이나 임금근로자로의 전환을 희망하는 자영업자, 사업 부진으로 퇴출을 고려하는 자영업자 등 유형별로 적합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