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정부는 28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억류하고 있는 요르단 조종사와 수감 중인 여성 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45)를 맞교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알리샤위 석방은 IS가 그동안 일본인 인질 석방 대가로 요구해온 것이다.
무함마드 알모마니 요르단 공보장관은 28일 오후 8시(한국시간) 국영TV 방송에 출연해 “알리샤위를 석방하는 대신 IS는 요르단군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27) 중위를 송환하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알모마니 장관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의 석방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NHK는 이에 대해 “알리샤위 석방으로 고토까지 석방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요르단 정부가 알리샤위를 석방하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고토 또한 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영국에 본사를 둔 아랍어 언론사 알쿠즈 알아라비 등 중동전문 언론들은 “요르단 정부가 알리샤위와 고토의 교환에도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중동 매체들은 알리샤위가 이미 이라크 최대 수니파 부족인 둘라이미족을 통해 이라크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요르단 현지대책본부를 지휘하는 나카야마 야스히데 외무성 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고토의 석방 여부에 대해 “사안의 특성상 그런 질문은 삼가길 바란다. 고토의 무사 귀환을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전했다.
앞서 IS는 지난 20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일본인 2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몸값으로 2억 달러(2170억원)를 요구한 뒤 일본이 이에 응하지 않자 인질 중 유카와 하루나(42)를 처형했다. 이후 IS가 27일 밤 고토 석방 대가로 24시간 내 알리샤위를 풀어주라는 최후통첩을 보내면서 인질 교환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고토가 무사히 인도되면 일본 정부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테러에 굴복해선 안 된다’는 서방 국가들의 충고를 무시하고 인질 교환 협상에 응함으로써 ‘적극적 평화주의’를 앞세워 재무장을 추진해 국제사회에 공헌하겠다는 아베 신조 내각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인 납치·살해를 계기로 일본 정부는 자위대 활동 범위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IS 공습에 나선 미군을 후방에서 지원하고 억류된 인질을 자위대가 구출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내부 문서를 작성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이 문서는 안보 법제 개정과 관련해 국회 질의나 기자회견을 대비해 만든 예상 문답집이다. 문서는 ‘IS의 인질 억류와 같은 사례에서 자위대를 파견해 일본인을 구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영역 국가의 동의 하에 일본인 구출 등 경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법 정비를 추진한다’는 답변을 제안했다. 또 ‘IS를 공습하는 미군에 대해 후방지원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는 ‘타국 군에 필요한 지원활동을 시행할 수 있도록 법 정비 검토를 추진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요르단 “조종사-테러범 교환 준비”… IS 일본인 인질사태 급진전
입력 2015-01-29 0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