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누가 무대 뒤 진짜 ‘킹 메이커’인가

입력 2015-01-30 00:01

루퍼트 머독은 뉴스 코퍼레이션을 소유한 미디어 제국의 ‘황제’다. 뉴스 코퍼레이션은 미국의 뉴욕 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폭스뉴스와 영국의 더 선, 더 타임스와 호주의 오스트레일리안 등을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디어 기업이다. 기자 출신으로 호주 뉴사우스웨일대 교수인 저자는 머독을 통해 언론이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머독이 자신의 미디어를 이용해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정치적 목적을 이루는 과정과 뒷얘기를 낱낱이 보여준다. 대표적인 게 노골적인 킹 메이커 역할이다. 로널드 레이건을 미국 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뉴욕 포스트 등은 사설과 1면을 아낌없이 할애했다. 반대로 1987년 영국 노동당이 세 번째 집권을 노리자 더 선은 “노동당이 승리하면 게이와 레즈비언의 세상이 될 것”이라며 네거티브 광고 시리즈를 내놨다. 결국 노동당은 패배했다. 교묘한 방법으로 의제도 재설정했다. 폭스뉴스의 주력 프로그램에선 이라크전 찬성론자를 반대론자보다 두 배 더 초대했다. 지지자 대부분은 고위 관료 등 유명인사였고 반대자는 반전 운동가를 비롯한 생소한 이들이었다. 저자는 이런 머독을 ‘이라크전의 치어리더’라 표현했다. 언론 운영방식도 독재다. 더 선의 데이비드 옐런드 편집장은 “모든 사안에서 머독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안상용 옮김.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