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선거 분주한 정치권-새누리당] ‘짝’ 맞춰 격돌

입력 2015-01-29 03:48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주영 의원(왼쪽 사진)과 러닝메이트로 나선 홍문종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과 국회 정론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연합뉴스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 의장에 출마한 유승민 의원(왼쪽)과 원유철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이주영 대 유승민’으로 굳혀진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라인업이 28일 확정됐다. 영남 출신 두 의원이 각각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밝혔던 수도권 중진의원을 ‘모셔 오면서’ 5일 앞둔 선거에 총력전을 펼 태세다.

부산·경남(PK) 4선의 이 의원은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홍문종(3선·의정부을) 의원과 손을 잡았다. 대구·경북(TK) 유승민 의원은 이례적으로 자신보다 선수가 하나 높은 원유철(4선·평택갑) 의원과 짝을 이뤘다.

둘 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역할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그러나 양측의 색깔은 상당히 다르다. 이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주류인 홍 의원과 함께 친박 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유 의원은 계파를 아울러 원만한 원 의원과 호흡을 맞추게 돼 안정감을 더한 것으로 평가됐다.

홍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정부의 치어리더를 자임하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 의원 측 러닝메이트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열기를 모아 전국 정당으로 다시 도약하는 새누리당을 만들고 대선의 도약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일찌감치 이 의원의 ‘러브콜’을 받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 의원은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되어 총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의원들은 계파 모임이 아닌 민생 현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또 “유승민과 원유철 조합이야말로 당의 변화와 혁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지난 26일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원 의원을 만나기 위해 인천공항까지 찾아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판세는 안갯속이다. 원내대표직에 네 번째 도전하는 이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뿐 아니라 당내 신망도 얻었다. 유 의원은 “제법 많은 고정표를 확보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원내대표였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예상 밖으로 빨리 차출된 만큼 먼저 뛴 자신이 유리한 데다 변화를 원하는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친박 대 비박’ 구도를 이룬 이번 경선에서 두 후보는 각각 약점을 만회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 의원은 비주류 측 표심을 의식한 듯 “박 대통령과 함께 일하면서 할 말을 못한 적이 없고 해야 할 말을 안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유 의원은 “저는 친박이라는 말이 생겼을 때부터 친박”이라며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모습이었다.

실제 박심이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한 데다 국회의장, 당 대표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