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시대 아버지 모습에… 朴 대통령 ‘국제시장’ 눈물의 감상

입력 2015-01-29 03:36
영화 ‘국제시장’ 주연인 황정민씨(오른쪽)가 28일 서울 용산구의 한 극장에서 국제시장 관람에 앞서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자 박근혜 대통령과 윤제균 감독(가운데)이 웃으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동희 기자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을까, 국정 운영에 대한 어려움 탓이었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서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다. 올해 첫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파독 광부 및 간호사와 가족, 이산가족 등과 함께 영화 관람에 나선 자리에서다.

박 대통령은 영화 속 이산가족 상봉 장면, 주인공 ‘덕수’가 아버지에게 “이만하면 잘 살았죠? 하지만 정말 힘들었어요”라고 상상 속에서 말하던 장면에서 유독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여러 번 손수건과 손으로 눈물을 닦았고, 중간중간 등받이에서 허리를 세워 영화에 집중하기도 했다. 또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영화가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시대를 주요 배경으로 했던 만큼 박 대통령의 ‘눈물’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함께 관람한 배우 황정민씨는 “(대통령께서) 눈물이 그렁그렁하셔서 무슨 말을 붙여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영화가 끝난 뒤 윤제균 감독과 황씨에게 “감동적인 영화 정말 잘 봤고, 앞으로도 좋은 영화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영화 관람에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 감독과 김윤진 오달수 등 출연 배우, 일반시민 180여명이 함께했다.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현대사의 산증인들이었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 이산가족들도 초청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영화 관람에 앞서 윤 감독 등 영화 관계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부모 세대가 겪은 실제 생활을 토대로 그분들의 희생정신을 잘 그리면서도 재미와 감동도 주고 해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윗세대의 희생, 그분들하고의 소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대통령님도 많이 우실 것”이라고 하자 “여기 손수건도 준비해서 갖고 왔다. 감동적인 장면이 많다고 해서”라고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영화 국제시장이 모든 스태프가 상업영화 최초로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4대 보험을 드는 등 법정 근로조건을 지켰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2013년보다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하는 데가 늘었지만 그래도 작년에 23%밖에 안됐다”며 “모든 영화 제작에 확산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