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을까, 국정 운영에 대한 어려움 탓이었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서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다. 올해 첫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파독 광부 및 간호사와 가족, 이산가족 등과 함께 영화 관람에 나선 자리에서다.
박 대통령은 영화 속 이산가족 상봉 장면, 주인공 ‘덕수’가 아버지에게 “이만하면 잘 살았죠? 하지만 정말 힘들었어요”라고 상상 속에서 말하던 장면에서 유독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여러 번 손수건과 손으로 눈물을 닦았고, 중간중간 등받이에서 허리를 세워 영화에 집중하기도 했다. 또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영화가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시대를 주요 배경으로 했던 만큼 박 대통령의 ‘눈물’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함께 관람한 배우 황정민씨는 “(대통령께서) 눈물이 그렁그렁하셔서 무슨 말을 붙여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영화가 끝난 뒤 윤제균 감독과 황씨에게 “감동적인 영화 정말 잘 봤고, 앞으로도 좋은 영화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영화 관람에는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 감독과 김윤진 오달수 등 출연 배우, 일반시민 180여명이 함께했다. 특히 영화 속에 등장하는 현대사의 산증인들이었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 이산가족들도 초청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영화 관람에 앞서 윤 감독 등 영화 관계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부모 세대가 겪은 실제 생활을 토대로 그분들의 희생정신을 잘 그리면서도 재미와 감동도 주고 해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윗세대의 희생, 그분들하고의 소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대통령님도 많이 우실 것”이라고 하자 “여기 손수건도 준비해서 갖고 왔다. 감동적인 장면이 많다고 해서”라고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영화 국제시장이 모든 스태프가 상업영화 최초로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4대 보험을 드는 등 법정 근로조건을 지켰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2013년보다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하는 데가 늘었지만 그래도 작년에 23%밖에 안됐다”며 “모든 영화 제작에 확산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산업화 시대 아버지 모습에… 朴 대통령 ‘국제시장’ 눈물의 감상
입력 2015-01-29 0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