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NCCK 최대 회원교단인 예장통합은 지난해 11월 총회 이후 NCCK의 각종 행사에 불참하고 인력 파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갈등과 대립 때문에 에큐메니컬 운동에 적지 않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NCCK 제1차 정기실행위원회는 NCCK와 예장통합의 냉각된 관계가 여실히 드러난 자리였다. 예장통합 측 실행위원 13명 전원이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NCCK를 이끌 각 프로그램위원회 위원 선임도 차질을 빚고 있다. NCCK는 각 위원회 위원의 70%를 회원교단이 추천한 인사로 채우는데, 예장통합은 한 명도 추천하지 않았다. 특히 헌장위원회와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예장통합 몫이어서 위원장이 공석인 채 운영되고 있다.
NCCK는 김영주 총무가 지난 5일 신년하례회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한 만큼 예장통합이 한 발 다가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당시 김 총무는 “지난해 저의 부족함으로 NCCK 형제교단 특히 예장통합 총회장님과 교단 관계자 여러분들의 마음에 상처와 염려를 끼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저의 부덕함을 깊이 성찰하고 있고, 화해와 평화를 이루시는 주님이 모든 상처를 치유해 우리를 하나로 만드시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반면 예장통합은 NCCK가 실질적 행동을 보여야 움직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총무의 사과는 고마운 일이지만 NCCK의 공적 결의가 아닌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예장통합 핵심관계자는 28일 “우리는 지난 총회 때 총회장을 모두 떠났던 때의 결의에서 멈춰 있다”며 “우리로서는 NCCK가 어떤 구체적 대책을 세우고 제안할 것인지 지켜보고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22일 실행위에서도 관계개선 이야기가 나왔지만 논의를 뒤로 미루고 유야무야 지나간 것으로 안다”며 “다양한 의견이 있는 건 알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더 책임 있는 대책과 대안”이라고 말했다.
NCCK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NCCK 총무가 신년하례회 때 작지만 사과를 한 만큼 예장통합이 반응을 보여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며 “NCCK 역시 한 번의 사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전체 회원 교단장들이 예장통합 정영택 총회장을 만나 공동의 책임임을 표명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뉴스&이슈] NCCK·예장통합 갈등 골 깊어지나
입력 2015-01-29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