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뿌리로만 보면 다 한 형제들이죠”… 만화가 순베리, 인도·유럽어족 계보 나타낸 ‘나무 그림’

입력 2015-01-29 01:31

“언어의 뿌리로만 보면 다 한 형제들인데….”

한 만화가가 그린 나무 그림(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소개했다. 자세히 보면 이 그림은 인도·유럽어족에 속한 전 세계 다양한 언어의 계보를 나타내고 있다. 스웨덴 출신으로 핀란드에서 활동하는 만화가 미나 순베리(25)가 그린 이 그림은 국가 간 갈등과 테러가 만연한 세계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잊고 있던 사실을 상기시킨다. 언어의 유래로 보면 결국 같은 형제나 다름없다는 사실 말이다. 순베리는 북유럽 신화를 소재로 웹 만화를 그리다가 인도·유럽어족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그림을 그렸다. 그림에서 잎의 크기는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를 뜻한다.

눈에 띄는 점은 유럽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인도의 언어들이다. WP는 인도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언어들만 힌디어와 벵골어 등을 포함해 22개며, 방언까지 합치면 수천 가지나 된다고 전했다.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 역시 결코 영어, 스페인어에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WP는 이 그림이 12억 인도 인구의 3분의 1가량이 사용하는 타밀어나 말리얄람어는 배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남부와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등에서 사용되는 타밀어나 말리얄람어는 인도·유럽어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도·유럽어족의 기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약 4000년 전쯤 흑해 북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일대 초원지대에서 온 유목민들로부터 유래했다는 주장과 약 9000년 전 오늘날 터키에 살던 농민들로부터 출발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한국어는 몽골어, 투르크어 등과 함께 몽골에서 기원한 알타이어족에 속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