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남 밀양 간 24호 국도를 잇는 가지산터널이 밤이면 ‘자동차 폭주족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있다.
28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2008년 3월 개통한 가지산터널은 길이가 밀양에서 울산까지는 4.580㎞,, 울산에서 밀양까지는 4.534㎞다. 이 구간은 전국 국도를 잇는 터널 중에서 배후령터널(5.1㎞), 죽령터널(4.6㎞)에 이어 세 번째로 길다.
이 터널은 가지산 산악지역을 통과하는 국도의 사고위험 해소와 주행거리 단축에 따른 물류 및 유류비 절감 등을 위해 개통했지만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다. 특히 밤 10시를 넘어서면 국도가 한산해져 광속력을 내기에 적합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과속 운전자들의 ‘무한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전용도로인 이 구간의 규정속도는 80㎞다. 하지만 심야시간대에 터널 안에서 굉음을 내는 속도는 200㎞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로에 과속차량이 많은 것은 도로선형이 거의 직선인데다 일부 곡선구간의 회전도 완만해 핸들을 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상·하행성 터널 입구와 출구에는 무인속도측정기 카메라가 없기 때문에 과속질주를 부추기는 실정이다.
관리청 관계자는 “터널 개통 이후 연간 평균 50여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터널 안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터널 속에 불법 속도경쟁에 나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전광판이나 사이렌 등으로 경고하지만, 경찰에 신고해도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울주경찰서는 과속운전을 막기 위해 최근 울주군 측에 영상카메라 등 구간단속 측정장비대(2억5000만원) 지원을 요청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심야 터널속 200㎞ 속도 경쟁 ‘아찔’
입력 2015-01-29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