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정서를 관통하는 단어 한(恨). 나라별로 사우다데(스페인), 노스탈지에(프랑스), 노스탤지어(미국) 등으로 표현됐다. 한의 정서는 노래에 담겨 오랜 세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동유럽 유대인들의 노래 클레즈머, 포르투갈 민요 파두처럼….
27일 발매된 ‘칸토 안티고’는 K클래식 선두주자로 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혁신적인 테마 중심의 공연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기타 듀오 이성우·올리버 파르타쉬 나이니가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전 세계에 숨겨진 민요 16곡을 재해석해 내놓은 것이다. 포르투갈어인 칸토 안티고는 ‘오래된 노래’라는 뜻이다.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뮤지엄에서 2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 사람은 바이올린 한 대에 두 대의 기타로 만든 민요를 들려줬다.
“글로벌 프로젝트였어요. 2007년 그동안 모아놓은 민속음악들 중 포크 음악 중심으로 걸러냈고 편곡은 한국과 미국, 호주, 독일, 일본 등의 작곡가들이 해 줬어요. 우리 색깔을 입혀 다채로운 음색을 표현하도록 했지요.”(나이니)
바이올린과 기타의 음색이 달라 어려움도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퀸 엘리자베스 콩쿨에서 인생의 목표(3위)를 달성한 뒤 연주자로 색채를 입혀가는 중요한 단계라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두 악기 모두 섬세해서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막상 해 보니 잘 맞았어요.”(신지아)
세 사람은 남미 뱃사람들의 노동가 ‘오 셰난도허’(O Shenandoah), 애잔한 사랑의 감정을 담아낸 브라질 민속음악 ‘깨어있는’(Acordai Donzela) 등 다양한 음악을 제대로 표현했다. 이들의 다음 목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민속음악을 담아내는 것이다.
“동양 민요를 서양 악기로 구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어요. 제대로 표현하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언젠가 한국과 아시아 민요를 우리 방식으로 선보일 수 있을 겁니다.”(이성우)
앨범 발매를 기념해 다음 달 14일 ‘발렌타인 데이 칸토 안티고’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세계 민요 16곡에 우리 색깔 입혔어요”… 새 음반 ‘칸토 안티고’ 낸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입력 2015-01-29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