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모 닮은 경찰간부 행세, 7년간 8억 사기극

입력 2015-01-29 02:22
“키 179㎝, 몸무게 90㎏, 인상 등 외모가 A총경과 비슷하네요.”

평소 주위로부터 이런 말을 자주 듣던 안모(51)씨는 2008년 4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이용소를 찾아 이발사 이모(50)씨에게 접근해 “내가 부산경찰청 A총경인데 인근 고급 호텔의 운영권을 따 주겠다”며 1억원을 받았다.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가자 안씨는 다음 ‘작전’에 들어갔다.

이씨에게 받은 1억원으로 BMW 승용차를 리스하고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월세 200만원을 주고 고급 아파트도 구했다. 이후 안씨는 같은 산악회 회원 김모(55)씨에게 “아들을 특채로 경찰에 채용해 주겠다”며 1억원을 받아 챙기는 대범함을 보였다.

7년간 부산·경남지역에서 경찰 행세를 하던 안씨의 사기극은 애정 문제 때문에 들통이 났다. 안씨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던 B씨(38·여)의 아버지가 안씨의 행동이 경찰 지휘관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품위가 없는 것에 의심을 품고, 직접 A총경을 대면하면서 7년의 사기행각의 전모가 드러났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28일 안씨에 대해 사기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안씨는 2009년 최모(50)씨로부터 해운대 고급 아파트를 반값에 구입해주겠다고 속여 11차례 2억8000만원을 받는 등 모두 10명으로부터 8억4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