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폭파 협박범은 말이 없고 함께 귀국한 아버지 “죄송합니다”

입력 2015-01-28 03:33
프랑스 파리에서 청와대 등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한 용의자 강모씨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경기지방경찰청으로 연행되고 있다. 인천공항=서영희 기자

프랑스 파리에서 전화로 청와대 등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한 강모(22)씨가 27일 오후 3시50분쯤 대한항공 KE902편으로 귀국해 경찰에서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강씨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체포해 조사실로 압송했다. 앞서 경찰은 18일 강씨 신원을 파악해 21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어 인터폴에 강씨를 수배하고, 프랑스 수사 당국에 공조를 요청했다.

강씨는 지난 17일 프랑스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박근혜 대통령 사저를 폭파하겠다는 등의 글을 여섯 차례에 걸쳐 올린데 이어 25일 청와대로 다섯 차례 폭파 협박 전화를 건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오후 4시20분쯤 공항 1층 4번 게이트에 대기하던 차량으로 이송됐다. 강씨는 검은 점퍼 차림에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보안요원들을 따라 공항을 빠져나갔다.

경찰은 강씨를 상대로 협박 동기, 프랑스로 출국한 이유, 그간의 행적, 접촉한 인물, 공범 유무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해본 다음에야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 보좌관이던 강씨 아버지는 경찰로부터 아들의 범행 사실을 통보받은 뒤 사표를 제출하고 프랑스로 출국해 아들의 귀국을 설득했다.

그는 입국장에서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아버지로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을 대신해 사과하며 머리를 세 번이나 조아렸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