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근 전 해참총장 겨냥 방산 비리 수사 속도 낸다

입력 2015-01-28 02:09
STX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방위사업 관련 거액 로비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정옥근(63) 전 해군 참모총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검찰은 수감 중인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최근 서충일 STX 사장과 STX 전직 임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수차례 소환 조사한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검찰은 정 전 총장이 현직이던 2008년 10월 부산에서 개최한 건군 60주년 기념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과 관련해 STX그룹이 ‘요트앤컴퍼니’에 7억여원을 후원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당시 국제관함식의 부대행사로 요트대회가 열렸고, 요트앤컴퍼니가 이 행사를 진행했다. 요트앤컴퍼니의 대주주는 정 전 총장의 장남이었다.

군용 고속함, 군함용 엔진을 각각 납품하던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은 당시 이 요트대회에 광고비 명목으로 7억여원을 후원했다. 검찰은 이 후원금에 방위사업 관련 물량을 추가로 수주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보고 있다. 요트앤컴퍼니가 행사 이후 별다른 매출을 내지 못하다 폐업한 점, STX그룹이 거액의 마케팅 예산을 투입할 만한 행사가 아니라는 점 등이 의심을 샀다.

검찰은 조만간 요트대회 후원을 결정한 강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요트앤컴퍼니 후원금이 정 전 총장에게 직접 전달됐는지도 추적 중이다. 혐의가 확인되면 정 전 총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 말할 수 없다”면서도 “관련자 소환은 진행 경과에 따라 달라질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