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을 맞은 명태 가격이 크게 올라 ‘금태’가 됐다.
한겨울이면 따끈한 국물로 사랑 받았던 명태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식탁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서울 은평구 통일로 연서시장에서 27일 만난 주부 김현숙(55)씨는 “명태매운탕을 준비할까 했는데 주말보다 명태값이 오른 데다 국산은 아예 찾아볼 수 없어 대구를 사간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6일 동태(중품) 한 마리의 최고가격은 3000원으로 한 달 전 2500원에 비해 20%나 올랐다. 최저가격도 1600원에서 1950원으로 21.9%나 뛰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 16일부터 설 성수기 수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분인 4000t의 명태를 시중 가격보다 싸게 공급했는데도 효과가 미미했다.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명태의 90%는 러시아산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러시아산 명태는 2012년 22만9101t이 수입됐으나 2014년 18만8998t으로 수입량은 줄었다. 하지만 수입액은 2억9866만2000달러에서 3억657만3000달러로 늘었다. 그만큼 수입단가가 높아졌고, 물량이 줄면서 소매가는 크게 올랐다는 의미다.
국산 명태는 씨가 말랐다. 2010년 이후로는 공식 어획량 통계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며 어군이 북쪽으로 이동한 데다 어린 명태인 노가리의 무분별한 남획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강원도는 ‘동해의 살아 있는 명태를 찾는다’는 프로젝트까지 시작했지만 ‘국산 명태’ 귀환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금태’ 된 명태… 집 떠난 국산은 감감소식
입력 2015-01-28 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