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주주들과 폐업 갈등·배임 논란까지… 비극의 ‘코코’ 사태 희극으로 끝나길

입력 2015-01-28 02:36
김준호 코코엔터테인먼트 대표(왼쪽)와 동료 개그맨 김대희가 활짝 웃고 있다. 국민일보DB

[친절한 쿡기자] 개그맨 김준호가 차린 회사로 유명한 코코엔터테인먼트가 폐업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김우종 대표가 회사 공금 6억원을 횡령해 미국으로 도주했기 때문인데요. 회사의 부채액은 수십억원에 이르렀다고 하네요. 김준호는 자비를 털어 일부 연기자의 출연료를 지급했습니다.

코코엔터테인먼트는 “회사의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폐업을 결정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죠. 폐업 발표로 사건은 일단락되는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일부 주주가 “끝까지 파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하며 갈등에 불을 지폈습니다.

양측이 대립하는 쟁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폐업에 주주들이 동의하느냐 여부입니다. 코코엔터테인먼트 창업 초기에 투자한 일부 주주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김준호 측은 “주주의 절반 이상이 폐업에 동의했다”며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입니다.

둘째는 배임 논란입니다. 김준호의 동료 개그맨인 김대희는 코코엔터테인먼트 소속 연기자 40여명과 함께 제이디브로스라는 새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폐업에 동의하지 않는 주주들은 개그맨들과 회사와의 계약이 종료된 것은 아니라며 ‘계약 위반’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김준호 측은 소속 개그맨들이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며 낸 전속계약무효 내용증명에 대해 회사가 아무런 조치도 않았기 때문에 계약해지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합니다.

경영악화에 대한 김준호의 책임 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일부 주주는 “김준호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그의 책임을 거론했습니다. 김준호 측은 “김준호는 콘텐츠 부문 대표로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아 법적 책임이 없다”며 “사태의 원인은 김 대표의 사업비 횡령과 도주”라고 강조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주주와 개그맨 모두가 피해자”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명백한 가해자인 김 대표가 잠적한 상태에서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보인다는 입장입니다. “섣불리 한쪽 입장만을 믿기는 어렵다”며 “김준호가 회사와 후배들 사이에서 겪을 스트레스가 심할 것이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투자금을 잃을 위기에 처한 주주도, 출연료를 제때 받지 못한 개그맨도 이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무엇보다 이 사태를 짊어져야 할 김준호의 아픔이 가장 클 것입니다. 어느 사람이 자신을 믿고 따른 투자자들과 후배들의 기대를 져 버리고 싶을까요. 김준호 한명이 책임지기에는 지나치게 가혹한 사안입니다.

코코엔터테인먼트는 개그맨이 43명이나 소속된 대형 기획사입니다. 출연료를 받지 못한 개그맨들의 딱한 사정이 연예 뉴스를 연일 장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개그맨들의 비극이 아닌 희극 연기입니다. 사태가 원만히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