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자치구들이 2015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를 앞두고 생계형 노점상 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구 공무원 20여명은 지난 26일 아파트가 밀집한 풍암지구 신암근린공원 일대 인도를 점령한 노점들을 강제 철거하려다 반발하는 상인들과 30여분간 몸싸움을 벌였다.
공무원들은 “하계U대회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기초질서 확립 차원에서 인도와 차도를 무단 점유한 노점의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인도를 오가는 주민들의 보행과 차량 통행의 불편은 물론 환경오염까지 불러와 국제행사에 앞서 반드시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점상들은 “그동안 묵인해오다 갑자기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제행사 개최도 좋지만 힘없는 노점들을 골라 쫓아내는 건 억울하다”고 맞서고 있다.
남구도 최근 봉선시장과 무등시장 인근에서 집중 단속에 나섰으나 노점상들이 좌판을 사수하며 버티는 바람에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북구 역시 일곡동과 경신여고 4거리 등 밀집지역에서 노점들을 철거하기로 했으나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노점상들은 각 자치구가 대부분 불법인 노점 영업의 중단과 단속 방침을 통보했으나 과태료를 부과받더라도 영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광주시가 파악한 노점 밀집지역은 서구가 8곳으로 가장 많고 북구 5곳, 남구 2곳 등 전체 20여 곳에 달한다. 대로변과 아파트 인근에서 좌판을 벌이거나 소형트럭 등에 과일과 생선 등을 싣고 이동하면서 영업하는 광주지역 노점상들은 어림잡아 2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강력한 단속을 원하는 시민 의견과 힘든 삶의 터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혼재하고 있다”며 “도시 미관을 해치거나 민원이 발생한 노점은 정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광주 자치구, 하계U대회 앞두고 노점상 단속 골머리
입력 2015-01-28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