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10대 대기업은 더 많이 줄일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대졸자들의 구직난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취업 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2015년 500대 기업 일자리 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대졸 채용 계획을 확정한 180개사의 기업당 평균 채용 인원은 126.9명으로 지난해 전체 평균 129.9명보다 2.3% 줄었다고 27일 밝혔다. 전체 신규 채용 인원 규모도 지난해 2만3385명에서 올해 2만2844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10대 대기업의 취업문은 더욱 좁아졌다. 국민일보가 10대 기업 중 이번 조사에서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힌 5개 기업에 문의한 결과 평균 채용 인원은 7390명으로 지난해(7893명)보다 6.3%(503명)나 줄었다.
채용 계획을 확정한 180개사 중 절반가량인 91개사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채용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56개사(31.1%)는 줄이겠다고 밝혔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곳은 33개사(18.3%)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금융(7.1%), 건설(6.3%), 유통·물류(2.1%) 등에서 지난해 대비 채용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화학(-13.2%)과 식음료(-12.8%) 등은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일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 분야는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졸 신규 채용을 거의 하지 못했지만 올해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규 채용 수요가 발생했다. S건설사는 “지난해 한 명도 채용하지 못했으나 올해는 50명 안팎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석유화학 종목은 불황이 지속되며 채용을 대폭 줄이는 분위기다. 화학계열 A사는 “지난해 50명 안팎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많아야 10명 정도 채용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30여명을 채용한 석유화학 계열 B사는 올해 단 한 명도 뽑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매출 순위 101∼300위에 해당하는 중위권 대기업들의 채용 인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 상위 30대 대기업 중 채용 여부를 확정한 10개사는 지난해보다 5.5% 줄어든 8780명을 뽑고, 31∼100위 대기업 중 채용 여부를 확정한 28개사도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1사당 평균 채용 인원은 상위 30대 대기업이 878.0명이었고, 31∼100위 대기업은 278.0명이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취업 바늘구멍’올 더 좁아진다
입력 2015-01-28 0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