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골프 해방구’ 피닉스 오픈 14년 만에 출전… 갤러리들 16번홀선 마음껏 떠드세요

입력 2015-01-28 03:12

골프는 까다로운 경기규칙만큼이나 갤러리들에게 요구되는 관전 매너도 까다롭다. 선수들이 샷을 할 때면 동작을 멈추고 샷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사진을 찍는 것도 제한된다. 특히 퍼팅을 할 때는 숨소리조차 멈춰 선수들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해방구’가 한 곳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WM 피닉스오픈이 열리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의 스코츠데일 TPC다. 이 대회는 갤러리들이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관전할 수 있고 마음대로 떠들어도 괜찮다. 특히 2만석의 스타디움으로 둘러싸인 16번홀(파3)은 선수들이 샷을 날릴 때마다 함성과 야유를 보내 축구나 야구 경기장을 연상시킨다. 이 홀에서는 선수들이 선물을 준비해와 관중들에게 나눠주는 전통도 있었다. 필 미켈슨(미국)은 미식축구볼을, 리키 파울러는 자신만의 독특한 모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런 특이한 분위기 때문에 지난해 역대 최고인 56만명이 골프장을 찾아 경기를 관전했다.

오는 29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이 대회에 타이거 우즈(미국·사진)가 14년 만에 출전한다고 해서 화제다. 지난해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는 재기를 다짐하며 새 스윙 코치를 영입했고 새해 첫 출전 경기로 이 대회를 선택했다. 이 대회에 세 차례 출전했지만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우즈는 2001년 출전 이후 발길을 끊었다. 당시 1라운드 9번홀 그린에서 오렌지가 그린으로 굴러내려와 퍼트를 하던 우즈를 방해했다. 이 때문에 손쉬운 퍼트를 놓쳤던 우즈는 그다음부터 피닉스 오픈에 나오지 않았다.

우즈는 1997년 대회에 처음 출전해 16번홀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홀인원됐고 관중들은 종이컵 등을 던지며 ‘골프 신동’에게 환호를 보냈다. 당시 공동 17위를 기록한 우즈는 1999년 3위, 2001년 공동 5위의 성적을 거뒀다. 우즈가 오랜만에 이 대회에 출전하면서 과열 양상이 벌어지자 대회 주최 측은 사고를 우려, 올해 대회부터 선수들이 선물하는 전통을 금지시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