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차 티볼리를 지난 21일 오전 시승했다. 서울 여의도와 경기도 파주출판단지를 오가는 90㎞ 코스였다.
소형 SUV 티볼리는 두 가지 장점을 가졌다. 가격과 디자인이다. TX 모델이 1635만원, 가장 상위의 LX 모델이 2220만∼2347만원이다. 2000만원 안팎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자동차 가격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매력적인 부분이다. 개인별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디자인도 만족스러웠다. 시승에 참여한 기자들 사이에서 르노삼성의 QM3보다 얌전하지만, 기아차 쏘울과 BMW 미니를 섞어놓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SUV 특성상 뒷좌석 앞좌석 모두 일반 승용차에 비해 시야가 넓게 확보됐다.
주행 성능은 ‘무난하다’는 평가가 가장 어울린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긍정적인 의미다. 2000만원 안팎의 차량이 이 정도 성능이면 괜찮다는 뜻이다. 브레이크와 액셀 페달이 약간 딱딱하고, 정차했다가 출발할 때 부드럽지 못하다는 느낌도 일부 들었다. 빠르지는 않았지만 100㎞ 이상까지 무난하게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가속할 때와 90㎞ 정도에서는 노면 마찰음과 엔진음이 심해졌다. 내부에서 소음측정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확인하니 시동 시에는 백화점 내 소음 수준이라는 65데시벨(㏈) 안팎, 주행 시는 시끄러운 사무실 소리라는 70대 후반㏈, 가속을 세게 할 경우 지하철 소음이라는 80대 초반㏈이 기록됐다. 주행 시 앞뒤 좌석 모두 내부 승차감도 무난했다. 전폭이 1795㎜로 뒷좌석에 3명이 앉을 수 있는 크기고, 423ℓ의 적재공간은 동급 최고 수준이라는 쌍용차 측 설명이다. 뒷좌석은 앞으로 접을 수 있다. 자유로와 강변북로를 주로 주행했으나 연비는 12.9㎞/ℓ를 기록했다. 시승 초반 급가속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복합연비는 12.0㎞/ℓ(고속도로 14.0㎞/ℓ, 도심 10.7㎞/ℓ)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젊은이들의 생애 첫 SUV’라는 콘셉트로 홍보하고 있다. 세단보다는 SUV를 선호하는 젊은층에게 가격과 디자인으로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출시 한 달여 만에 사전 예약이 5000대가 성사됐으며, 지금 신청해도 한 달 이상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연비가 보강된 디젤 모델은 하반기에 출시된다.
남도영 기자
쌍용차 티볼리, 쏘울·미니 합친 듯한 디자인… 주행성능 무난
입력 2015-01-28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