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터너’·‘빅 아이즈’, 영화 속 그림 보는 재미 ‘쏠쏠’

입력 2015-01-28 00:06
화면 속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 두 편이 잇달아 선보인다. 19세기 영국 풍경화의 대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의 얘기를 그린 ‘미스터 터너’(마이크 리 감독)와 1950∼60년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화가 마거릿 킨을 다룬 ‘빅 아이즈’(팀 버튼 감독)다.

지난 22일 개봉된 ‘미스터 터너’는 영국을 대표하는 화가 윌리엄 터너의 마지막 25년을 조명한 영화다. 터너는 20대 초반부터 여름에는 여행을 다니며 스케치를 하고 겨울에는 작업실로 돌아와 그림을 완성했다. 초반에는 국내 여행에 국한됐으나 나중에는 이탈리아 등을 돌아다니며 풍경에 대한 열정을 화폭에 담았다.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미술관을 세운다는 조건으로 국가에 스케치 1만9000점과 스케치북 200여권을 기증해 현재 런던 테이트 브리튼에 터너의 전시실 11개가 마련돼 있기도 하다. 영화는 인상주의의 출발이 된 터너의 명화 이면에 숨어있는 작가의 괴팍하고 이기적인 면모 등을 다뤘다.

‘전함 테메레르’(1838)와 ‘노예선’(1840) 등 거장의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눈보라-항구 어귀에서 멀어진 증기선’(1842)을 그리려고 폭풍우가 치는 바다 한가운데 돛단배에 자신의 몸을 묶고 체험한 일화도 소개된다. 티모시 스폴이 터너 역을 맡았다. 청소년관람불가. 150분.

28일 개봉되는 ‘빅 아이즈’의 주인공 마거릿 킨은 현대 미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인물이다. 팀 버튼 감독도 ‘빅 아이즈’를 자신의 작품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그림으로 꼽았을 정도다. 영화는 자신이 ‘빅 아이즈’의 원작자임을 숨겨야 했던 마거릿 킨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아이를 그리는 마거릿 킨(에이미 아담스)은 ‘빅 아이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만 작업실에만 틀어박혀 붓질만 해야 했다. 재혼한 남편 월터 킨(크리스토프 왈츠)이 자신의 작품이라고 속이고 팔았기 때문이다. 남편의 거짓 행위에 마거릿 킨은 결국 고소를 하기에 이른다. 이 작품을 남편이 아니라 자신이 그렸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는 무엇일까.

‘빅 아이즈’는 장난감과 디자인, 만화 등 다양한 상품으로 이어지며 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영화 속에는 ‘빅 아이즈’ 그림 400여점이 곳곳에 배치돼 보는 재미를 더한다. 마거릿 킨 역을 맡은 에이미 아담스는 이 영화로 올해 제72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2세 관람가. 105분.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