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와 금융의 중심지 상하이시가 올해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성장률에 매달려온 지방정부와 나아가 중앙정부에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양슝 상하이 시장은 25일 인민대표대회 시정연설에서 “2015년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고 경제구조를 계속 개선해서 질과 양,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매년 제시됐던 경제성장률 목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신규 일자리 50만개와 실업률 4.5% 미만이라는 목표만 제시했을 뿐이다. 상하이는 2014년 성장 목표를 7.5%로 잡았지만 7.0%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 2년 동안 “더 이상 국내총생산(GDP)만으로 영웅을 논해서는 안 된다”며서 지방정부의 성장률 경쟁을 경고해 왔다. 지방정부의 성장률 경쟁으로 환경오염과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자오퉁은행 롄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상하이가 GDP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성장률에 역량을 집중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주리자 국가행정학원 교수는 “중국의 동부 연안과 서부 지역의 경제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성장률을 제시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상하이를 시작으로 중앙정부의 성장률 목표도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7.5%를 목표로 정한 뒤 7.3%를 기록한 베이징시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7%로 낮추는 등 올 들어 다른 지방정부들은 경제성장률 목표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 경제의 심장 상하이 2015년 성장목표 안잡은 뜻은
입력 2015-01-27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