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들에 대한 피습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한국인 여대생 피살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어학연수 중인 대학생이 총격을 당해 유학생들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필리핀 중부 바콜르드의 한 대학 부설 어학원 기숙사에서 박모(22)군이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전날 오전 동료 학생들과 함께 외출했다가 돌아오던 박군은 기숙사 정문 앞에서 한국 학생들의 가방을 빼앗던 괴한을 제지하다 범인이 쏜 총에 맞았다. 박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어깨 부위에 박힌 총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해당 어학원 기숙사에는 한국의 10여개 대학 재학생 300여명이 머물고 있다. 사건 직후 일부 학생들은 충격을 받고 조기 귀국했다.
총기 강도 사건이 발생한 뒤 바콜르드 시장이 직접 찾아와 주변 보안조치를 강화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필리핀 당국은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재발 방지 약속을 하고 있지만 한국인들에 대한 안전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 3월 한국인 여대생 1명이 납치돼 살해됐고, 7월에는 한국인 배모(58)씨가 납치범들과 싸우다 숨지는 등 지난해에만 10명의 한국인이 피습 등으로 사망했다. 2009년 이후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살사건은 모두 40여건에 달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또 필리핀서… 어학연수 대학생 무장강도 총격에 중상
입력 2015-01-27 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