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수도권 黨心 잡아라”… 새정치연합 당권주자들, 서울서 첫 격돌

입력 2015-01-27 00:38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후보 3인이 26일 서울 광진구 웨딩데이예식홀에서 열린 서울지역 합동 간담회에 참석해 당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 의원. 김태형 선임기자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이 26일 서울에서 처음 격돌했다. 당권 주자들은 31일 서울·인천, 1일 경기 합동연설회가 있는 이번 주 내내 수도권 당심(黨心)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수도권은 권리당원·대의원 비중이 전체의 20∼30%에 달하면서도 부동층이 많아 막판 판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 대표 후보들은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서울 14개 지역 합동 간담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 판세는 문재인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가 많지만 박지원 의원이 당원·대의원 표심을 끌어모아 대추격전을 벌이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인영 의원은 지난주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2위로 뛰어오르는 등 전체적으로 혼전 양상이다. 서울의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장 분위기를 볼 때 누가 당권을 잡게 될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 측은 권리당원·대의원에서 지지율이 앞선 일부 여론조사를 내세우며 ‘문재인 대세론’이 이미 허물어졌다고 주장한다. 여론조사 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 의원은 대의원에서는 51.5%대 31.9%, 권리당원에서는 47.7%대 34.6%로 문 의원을 앞섰다. 이 조사는 전국 대의원 985명, 권리당원 1018명을 대상으로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박 의원은 합동 간담회에서 “서울 지역 대의원과 권리당원 조사에서는 제가 30% 포인트 이상 차이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며 “당을 통합하라는 당원과 대의원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문 의원은 “당 대표를 선출하는데 국민의 지지 이상으로 더 중요한 기준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총선 때 5% 포인트 이내 또는 불과 수백표 차이로 패한 곳이 주로 수도권에 많았다”며 “박빙 지역 후보들의 손을 잡고 다니면서 선거에 당선시키는 것이 당 대표가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원 측은 수도권 격돌에서 확실히 승기를 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인영 의원은 ‘세대교체론’을 앞세워 수도권 젊은 세대들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 의원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월급쟁이들의 소득을 올려주는 것”이라며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 전대준비위원회가 이번 전대에서 총선 경선 룰을 개정하려고 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전준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국민 여론조사 60% 이상, 권리당원 투표 40% 이하’로 하는 경선 룰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친노(친노무현) 등 특정 계파에 유리한 룰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비노 진영이 반발하고 있다. 전체회의에서도 “계파 중립적인 비대위가 결정하는 게 좋다”는 의견과 “정식 지도부가 개정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향후 갈등을 예고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