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24 조치, 대화 협력 장애물”

입력 2015-01-27 01:42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까지 시사하며 대화 분위기를 고조시켰던 북한이 최근 들어 기조를 바꾸고 있다. 연일 남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논평에서 “5·24조치는 극악한 대결광인 이명박 역도가 조작해낸 것으로, 대화와 협력의 근본 장애물”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신문은 다른 논평을 통해선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이 강행되면 북남관계는 최악의 파국 상태에 처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3일에도 5·24조치 해제를 주장했으며, 전날인 25일에는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을 통해 ‘단호한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이는 것은 향후 진행될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5·24조치 해제’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 ‘대북전단 살포 중지’ 같은 선결조건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조건 없는 대화’라는 우리 정부의 스탠스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들이 대화 테이블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해 달라는 의미로도 여겨진다. 대화의 문은 닫지 않되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선점하겠다는 속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 같은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이 내세운 문제가 대화 테이블에서 논의할 의제들이지 전제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른 시일 내 남북대화가 이뤄지긴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3월 한·미 합동 키리졸브 훈련 이전까지 북한의 기싸움은 계속될 것”이라며 “대화 동력을 잃지 않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