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호갱’이 되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일상화되고 있다. 해외 브랜드 제품은 국내 가격과 직구 가격을 비교해 구매하고, 블랙 프라이데이 등 외국 세일 시즌을 활용하는 사람도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 3년간 직구 규모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여성보다는 남성 이용이 더 많았고, 30대가 가장 활발한 직구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신한 삼성 현대 KB 등 국내 주요 카드사의 2011∼2014년 해외직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카드사를 이용한 해외 직구 금액은 6928억원으로, 2011년(2209억원)에 비해 3배 넘게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직구족의 절반 정도인 47.6%에 달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유아용품과 건강식품을 많이 구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어 40대 27.7%, 20대 11.5% 등이었다. 지난해 관세청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해외 직구가 가장 많은 품목은 의류(19%) 건강식품(14%) 신발(13%) 등이었다. 완구·인형도 4%를 차지했다.
쇼핑은 여성이 많이 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해외 직구에선 남성의 비중이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직구금액 중 남성은 53.4%인 3701억원, 여성은 46.6%인 3226억원을 썼다. 여성이 남성의 카드로 결제하는 등 변수는 있지만 카드 업계 관계자는 “여성들 못지않게 남성들이 직구로 IT 기기 등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남성의 매입규모는 2011년(1168억원)에 비해 지난해 216.8% 상승했다. 여성은 같은 기간 209.9% 증가했다.
관세청 조사에 따른 회당 구매금액은 50∼100달러가 37%로 가장 많고, 50달러(25%), 100∼150달러(27%) 등이었다. 면세범위 안에서 소액물품 위주 구매가 주를 이뤘다. 다만 국내 브랜드 텔레비전을 해외에서 더 싸게 파는 등 업계의 꼼수가 발견되면서 텔레비전 휴대전화 운동기구 등 고가의 물품 구매가 늘고 있다. 1000달러 초과 고가물품 비중은 0.3%에 불과하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767% 증가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해외직구 3년새 3배↑… 30대가 가장 애용했다
입력 2015-01-27 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