入春大吉… 공기업 직원들 춘천 근무 선호

입력 2015-01-27 03:54
최근 서울에서 춘천으로 발령이 난 공기업 직원 A씨는 “이번 인사에서 온갖 노력을 기울여 춘천으로 발령이 났다”면서 “하마터면 서울 집에서 3시간 거리인 지방으로 발령나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할 뻔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대구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한 신용보증기금은 이달 말 인사를 앞두고 희망 근무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지점장과 팀장·차장급 상당수가 춘천 근무를 희망해 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춘천이 공기업 직원들의 인기 근무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기업 직원들이 지방 본사 대신 춘천 지역 근무를 자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서울∼춘천 간 교통이 좋아져 이동 시간이 짧아졌기 때문이다.

2012년 개통한 서울∼춘천 고속전철을 이용할 경우 강북지역은 1시간이면 춘천에 닿을 수 있다. 또 서울 강동·송파지역은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 안팎으로 직장에 출근할 수 있다.

공기업 직원 박모(41)씨는 “직장 내 15명이 근무하는 데 3명이 서울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면서 “지방으로 발령 나더라도 집을 팔지 않아도 되고, 출퇴근도 가능하다보니 타 지역보다는 춘천으로 발령 나기를 기대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예전부터 춘천이 선호지역으로 꼽혔다.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인 여건은 물론 ‘입춘대길(入春大吉)·춘천에 오면 크게 길한다’라는 말이 요즘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낸 최성준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2010년 부임한 이인복 전 법원장은 4개월 후 대법관으로 영전했고, 1994년 서성 전 대법관, 1993년 정귀호 전 대법관 등이 각각 법원장 재직 중 대법관에 임명되는 등 춘천에서 영전한 인사들이 많다.

춘천=서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