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루니’ 이종호 “2015년 시즌 득점왕 먹겠다”

입력 2015-01-27 01:32
전남 드래곤즈의 공격수 이종호가 지난 24일 태국 방콕의 팻 스타디움에서 싱하 타루아와 연습경기를 하기에 앞서 오른쪽 무릎으로 공을 튕기며 몸을 풀고 있다.

그의 아버지 이동민(54)씨는 2004년 12월 16일 창단된 K리그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의 주방장이었다. 노상래(45) 감독과 김태영(45) 수석코치 등 창단 멤버들은 이씨가 지어 준 밥을 먹고 뛰었다.

어린 시절 전남의 열성팬이었던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자주 경기장을 찾았고, ‘캐논 슈터’로 유명했던 노 감독 플레이에 반해 축구선수가 되기로 했다. ‘광양 루니’ 이종호(23)는 마침내 2011년 전남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절 누구보다 행복한 한 해를 보낸 이종호가 태국 방콕의 전지훈련장에서 더 큰 꿈을 키우고 있다.

26일 숙소인 SC 파크호텔에서 만난 이종호는 “올해는 15골, 5도움을 목표로 잡았다”면서 “이제 골 맛이 뭔지 알 것 같다. 이번 시즌 득점왕을 노려 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4년은 이종호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프로 데뷔 4년 차였던 지난해 10골 2도움을 기록해 처음으로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렸다. 또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면제 혜택을 얻었다. 지난 12월엔 국가 대표팀의 제주 훈련에도 참여했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아 보니 자부심이 느껴졌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 이종호는 “솔직히 10골에 그친 건 조금 아쉽다”며 “넣었어야 할 골들을 많이 놓쳤다. 그 골들을 넣었다면 우리 팀 성적이 더 올랐을 것이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골 결정력을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전남은 지난 시즌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던 이종호, 안용우와 김영욱이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된 바람에 큰 타격을 입었다. 9월에 치른 5경기에서 1승1무3패에 그치며 결국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종호는 “대표팀에 있으면서 팀이 부진한 모습을 보니 많이 안타까웠다”며 “올해 더 좋은 활약을 펼쳐 팀을 최소한 6강에 올려놓겠다”고 다짐했다.

이종호는 장기적인 목표로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K리그 득점왕에 오르거나 성인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인정을 받은 뒤 유럽무대로 진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남의 ‘살아 있는 전설’인 골키퍼 김병지(45)는 “이종호는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라며 “먼저 선배에게 다가와 가르침을 받으려는 태도가 마음에 든다. 이대로만 하면 반드시 자신의 꿈을 이룰 것으로 믿는다”고 격려했다.

방콕=글·사진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