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양 전도사 “장애 극복 동화 주인공처럼 동심 치유”

입력 2015-01-28 03:46
‘주일은 복된 날’ ‘천국길 가요’ 등 어린이 찬양 작사가로 알려진 김찬양 전도사는 “하나님이 제일 좋아한 사람은 마음이 깨끗한 어린이일 것 같다”면서 “혼탁한 시대에 상처받은 아이들이 예수님을 잘 알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말했다. 허란 인턴기자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에게 장애 관련 동화책을 읽게 하고 글쓰기 지도를 하니,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어요. 박사과정 실습을 위해 뛰어든 장애 관련 동화의 글쓰기 프로그램이 복음 사역으로 연결될 줄 몰랐어요.”

김찬양(57·신도교회) 전도사는 초등학생들에게 장애 관련 동화 글쓰기 프로그램을 지도하며 복음 전하는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글쓰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김 전도사를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국민일보에서 만났다.

‘주일은 복된 날’ ‘천국길 가요’ 등 어린이 찬양 작사가로 알려진 김 전도사는 20여년 동안 어린이 사역을 하면서 장애인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조건 없이 인간을 사랑하는 예수님처럼 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길 바라는 마음에 장애 관련 동화 글쓰기 프로그램을 하기로 결심했다.

2012년 12월 서울남부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신설한 장애 관련 동화 글쓰기 프로그램 교사로 참여했다. 열악한 환경에 있던 12명 아이들이 이 수업에 참가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적이 나빴고 학원에 다닐 수 있는 형편이 안됐다. 한부모 가정에서 성장해 극심한 외로움을 겪거나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아이, 손톱을 계속 물어뜯어서 연필을 쥐지 못할 정도로 정서불안에 시달리는 아이들이었다. 이들의 글쓰기 상태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다. 고학년의 초등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인터넷 영향으로 비속어, 인터넷 용어에 익숙했다. 독서 자체를 싫어한 이들의 글쓰기는 3∼4문장을 넘기지 못할 정도였다.

김 전도사는 매주 2∼3시간씩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환경을 극복한 주제의 동화를 선정해 지도했다. 독서 뿐 아니라 이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는 ‘독해기본 노트’를 쓰도록 했다. 동화속 배경, 주인공, 사건, 결론 등에 대해 단계적으로 구체적인 분석을 돕는 과정이다. 독해기본 노트는 동화속 등장인물을 경험하도록 하는 ‘인식’과정, 문학작품을 자세하게 살펴보는 ‘도찰’과정, 동화 주제에 대해 추가적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병치’과정, 동화속 사건을 자기 자신에 적용시키는 ‘자가적용’ 단계로 구성된다. 김 전도사는 “자기적용 단계에서 아이들이 ‘내가 동화속 주인공이라면 어떨까?’를 생각하면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며 “또한 자신보다 더 불우한 환경에 처한 사람이 있음을 인식하며 환경 극복의 의지를 가졌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변화는 놀랍게 진행됐다. 동화 글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먼저 장애인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졌다. 평소 친구들을 괴롭혔던 한 아이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고,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까지 갖게 됐다. 또한 참석한 아이들 모두 무엇보다 자신감을 회복했고 성적 상승이란 결과를 이뤄냈다. 왕따를 당하고 상처받았던 아이들은 대인관계의 문제를 극복했다.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은 방학 중에도 수업하자고 조를 정도로 열성적이었고, 주말엔 제가 시무하는 교회까지 찾아왔죠. 교회에서 이들과 교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린이 사역으로 발전해나갔어요. 글쓰기를 통해 이들의 영혼을 치유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알 수 있었어요.”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글쓰기의 효과를 알게 된 김 전도사는 학교 뿐 아니라 교회 등에서 글쓰기를 통해 어린이의 영혼을 치유하는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글쓰기, 논술 등의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복음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마지막 때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예수님의 말씀으로 치유받아 예쁘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면서 “주님을 닮은 사역자로서 그들이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도사는 전문성 있는 어린이 사역을 위해 늦은 나이임에도 학업에 도전했다. 2010년 명지대학교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다음 달 12일 ‘장애관련 동화 독후감 프로그램에서 나타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의 변화’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아동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