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드디어, 죽도 총각 장가간다

입력 2015-01-26 03:11 수정 2015-01-26 09:33
울릉도 죽도에서 홀로 더덕농사를 짓는 김유곤씨가 다음 달 8일 결혼을 앞둔 이윤정씨와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북 울릉도 부속섬인 죽도에서 홀로 더덕농사를 짓고 있는 ‘죽도총각’ 김유곤(46)씨가 마침내 장가를 간다. 김씨의 결혼으로 무인도처럼 썰렁했던 죽도가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됐다.

김씨는 다음 달 8일 오후 대구 신천동 샹제리제웨딩에서 도예를 전공한 이윤정(40·공방운영)씨와 화촉을 밝힌다.

40대 중반이 되도록 짝을 찾지 못했던 김씨는 지난해 말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다. 김씨는 친구 처제인 이씨를 한 달 전에 처음 만나 서로 좋은 감정을 느꼈고 세 번째 만남에서 전격 결혼에 합의했다.

이들의 결혼식은 양가 가족·친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진다. 결혼식이 끝난 뒤 제주도로 4박5일간의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추위가 풀리는 3월 말 죽도에서 신혼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죽도에는 김씨가 생활해 온 2층짜리 주택이 있는데 이들 부부는 2층에 신혼방을 꾸민다.

김씨는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면서 죽도를 아름다운 섬으로 가꾸고 지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결혼식 주례는 2006년 울릉군 부군수로 재직하면서 김씨와 인연을 맺은 김태웅(63) 전 안동시 부시장이 맡는다. 김 전 부시장은 울릉군 부군수로 근무하던 당시 김씨에게 “결혼하게 되면 반드시 주례를 맡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사회는 김씨를 처음 언론에 소개한 국민일보 김재산 기자가 맡기로 했다.

김씨는 아버지(2008년 작고)와 함께 1만평에 이르는 더덕 밭을 가꿔오던 2004년 본보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후 KBS TV프로그램 ‘인간극장’에 방송돼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당시 TV에 나온 김씨의 모습을 보고 전국에서 적잖게 중매도 들어왔지만 결혼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산 1∼1번지가 주소인 죽도는 울릉도에서 동북 방향으로 약 4㎞ 떨어진 섬으로 면적이 207만㎡로 울릉도에 딸린 섬들 중 가장 크다. 섬에 대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어 죽도로 불리며 울릉 저동항에서 여객선으로 20분이면 갈 수 있다. 독도 다음으로 최동단에 위치해 있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해가 일찍 뜨는 곳이다. 대구=글·사진 김재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