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청문회 준비] “살살 청문회는 없다” 불구 “협상 파트너였는데…” 부담

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병역과 재산의혹 등에 대해 ‘송곳 검증’을 다짐했다. 그러나 직전까지 원내협상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이 후보자에게 무자비한 검증 칼날을 들이대기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당 원내대표 이완구’와 ‘국무총리 이완구’는 다른 존재”라며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만큼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수석부대표는 “책임총리 역량을 갖추고 그 역할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겠다”고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도착하는 대로 정무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위원을 중심으로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할 예정이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와의 관계를 고려해 선뜻 나서는 의원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여당도 야당도 모두 ‘빨리 처리하자’는 분위기”라며 “공직생활을 오래한 분인 만큼 병역이나 가족의 재산 관련 의혹은 쉽게 해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은 이 후보자의 개헌에 대한 입장과 책임총리로서의 자질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는 계획이다. 평소 개헌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후보자가 ‘개헌 불가론’을 고수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개헌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따져 묻고, 또 대통령과 맞서더라도 책임총리 역할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재원 의원이 전날 이 후보자 인사청문 관련 브리핑에 나선 것이 부적절하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의원이 후보자 청문회와 관련해 해명하는 브리핑을 가진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야당의 “인사청문준비단이 출범하는 25일까지만 이 후보자를 도왔다”며 “더 이상 돕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도 직접 박 원내대변인에게 전화를 걸어 “살살 좀 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