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분리주의 반군이 주택가와 학교, 상점 등을 공격해 민간인 희생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또다시 친러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마리우폴이 집중 포격을 받아 민간인 등 최소 30명이 죽고 100명 가까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4개국(우크라이나 러시아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지난해 9월 체결된 민스크 휴전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반군이 동부 완충지대에서 탱크 등의 중화기를 철수하는 내용의 합의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악화되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하고 “반군이 마리우폴의 주택가와 학교 등에 방사포 공격을 가했다”면서 “마리우폴 10㎞ 외곽에 있는 반군 측 거점에서 포탄들이 날아왔다”고 밝혔다.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성명에서 “반군에 무기와 장비, 훈련을 지원하는 것은 테러를 돕는 행위”라며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역시 반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러시아 측에 경고했다.
반군 측은 당초 “마리우폴 공격이 시작됐다”고 밝혔다가 민간인이 희생된 사실이 알려지자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국방부는 “반군은 지금 노보아조프스크(마리우폴과 40㎞ 거리)에 있으며 그곳에 박격포 등의 무기는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주간 우크라이나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60여명을 기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우크라, 휴전 약속해놓고…
입력 2015-01-26 0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