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 투자 35∼44세 가장 활발”

입력 2015-01-26 04:39
금융위기 이후 펀드 투자 급감의 원인을 자영업자 증가와 전월세 비용 부담에서 찾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노후보장 체계 불안정으로 주식투자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연령층도 해외에 비해 10년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자본시장연구원 김재칠·남재우·장지혜 연구원은 ‘가계의 주식 및 펀드시장 참여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 전후 전체 가구 중 펀드를 보유한 가구 비중을 보면 2007년 18.8%에서 2011년 9.1%로 절반으로 줄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재정패널조사를 바탕으로 한 결과다.

주식이 초과수익률을 보이는 등 참여 여지가 있지만 가계는 보수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연구진은 2007년과 2011년 펀드시장 참여 여부를 기준으로 패널 가구를 4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해 보니 펀드시장 이탈 그룹에서 자영업자로 직업을 바꾼 것과의 상관관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그룹의 근로소득자 가구 비중은 62.2%에서 52.6%로 축소된 반면 계속 펀드를 보유하거나 보유하지 않은 그룹, 보유하지 않다가 보유한 그룹 등 3개 그룹에서는 직업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1차 퇴직 시기에 직면한 가구 상당수가 자영업자로 전환하면서 소득 안정성이 떨어지고 여유 금융자금이 부족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론했다.

또 전월세보증금 급등과 주택가격 변동 위험이 가계가 주식, 펀드 시장 대신 보수적인 투자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주식투자에 가장 활발한 연령대는 35∼44세로 나타났다. 이들 참여율은 14.2%로 45∼54세(12.1%)보다 높았다. 펀드시장에서도 35∼44세 참여율이 21.8%에 달해 가장 높았다. 반면 미국에선 45∼54세의 위험자산 투자참여율이 58.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1차 퇴직 시기가 빠르고 고용구조와 노후보장 체계가 완전히 정착되지 않아 퇴직자산이 부족한 한국의 경우 주식 및 펀드 시장 참여 연령이 다른 나라에 비해 10년 정도 빠르게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