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예은(가명)씨는 올해 여덟 살인 딸아이가 수줍음이 많아 친구들 앞에 잘 나서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이 앞섰다. 엄마아빠와 있을 때는 말도 곧잘 하고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가도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는 금세 굳어버린다.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데 아이가 학교에서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신경이 곤두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고민 끝에 김씨가 선택한 것은 논술교육. 함께 책을 읽으며 의견을 나누고 또래들과 토론하다 보면 상황이 나아질까 싶어 선택한 대안이었다. 처음엔 수업을 어색해 하기도 했지만 요즘엔 선생님과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조금씩 손을 들고 말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논술교육이 아이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초등학생들이 새 학년을 맞아 논술교육을 시작하고 있다. 실제 토론식 독서논술 프로그램 ‘주니어플라톤’ 자료를 보면 연중 1∼3월의 신규 회원 수 증가폭이 다른 달에 비해 2배가량 크다. 주니어플라톤 관계자는 “발표력과 표현력 향상이 학교 수업에 흥미를 갖게 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다보니 학년 초에 관련 문의가 특히 많은 편이다”고 전했다.
한솔교육이 지난해 8월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 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등논술교육에 관한 FGD(표적집단심층좌담)’는 논술에 대한 학부모들의 큰 관심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심층좌담 당시 1학년 자녀를 둔 박미연(가명)씨는 “참관을 갔는데 아이가 답을 알면서도 발표하지 못하는 걸 보고 논술을 시작하게 됐다”며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하고 자기 의견이 어땠는지 엄마에게 되묻기도 한다”면서 논술의 역할을 피력했다. 특히 좌담에 참여한 모든 학부모가 논술교육의 필요성에 동의했고, 그 중 90%는 초등 논술교육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지선(가명)씨는 “국어가 학습의 영역이라면 논술은 이를 응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이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데 논술을 시작한 후엔 자기 생각을 좀더 정확하게 밝히고 어휘도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좌담에서는 예전과는 달라진 교육 경향도 눈에 띄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남들 따라하는’ 교육이 아닌 ‘우리 아이의 특성을 키우는’ 교육으로 관심사가 이동하고 있었다. ‘부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교육도 아이와 맞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는 의견에 다수의 참여자들이 공감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한솔교육 관계자는 “논술교육은 하나의 질문에서 여러 갈래로 생각의 가지를 뻗을 수 있는 해석적 질문을 통해 아이 스스로 질문을 재해석해 창의적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 최근 창의력을 중시하는 교육 경향에 맞게 내용에 따른 질문과 답을 마음껏 상상하며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일 쿠키뉴스 기자
논술지도, 질문 재해석 창의적인 답 찾게 유도해야
입력 2015-01-26 0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