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국제외교무대 데뷔가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4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 김 제1비서가 참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정부 소식통은 25일 “인도네시아가 오는 4월 22∼23일 자카르타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와 24일 ‘반둥회의 60주년 기념행사’에 김 제1비서를 초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남북은 물론, 중국 등 관련 국가에 회의 일정을 알렸고 조만간 초청장을 발송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는 1955년 4월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처음 열린 회의로 비동맹운동(NAM)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 참가국들은 미국과 구소련에서 탈피해 자주노선을 추구할 것을 결의했고 이를 계기로 ‘비동맹 제3세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김일성 주석이 참석했을 정도로 북한은 이 회의를 중요하게 여겼다. 김 주석은 1965년 이 회의에서 “제국주의자들에게 커다란 타격을 줬다”고 치하했고, 북한의 ‘주체사상’을 강연하기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버지를 수행했다.
때문에 할아버지의 통치스타일을 모방해온 김 제1비서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러시아 자체 행사인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보다 이 회의가 자신들이 주력해온 비동맹 외교노선에 더 맞고, 외교적 의미도 많다는 것이다.
회의 창설 멤버인 중국의 정상급 지도자가 참석할 게 틀림없는 점도 북한으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자연스레 북·중 약식 정상회담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방 주요국가 대다수가 참석하지 않는 회의라 김 제1비서의 외교무대 데뷔로는 비중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공군) 근위 제1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기·폭격기 연대의 전투훈련이 진행됐다”며 “김 제1비서가 직접 임무를 하달했다”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김정은 ‘국제외교 무대 데뷔’ 앞당길까
입력 2015-01-26 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