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가정신 32위… 라트비아·오만보다 낮아

입력 2015-01-26 03:42 수정 2015-01-26 17:09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의 수준이 120개국 중 32위로 콜롬비아나 라트비아, 오만보다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의 평가와 창조경제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최근 발표된 2014년 글로벌 기업가정신지수(GEDI)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기업가정신지수는 4개국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가 매년 120여개국을 대상으로 혁신과 창업을 위한 사회경제 환경과 제도적 수준 등을 평가한 결과다.

평가에서 한국의 기업가정신 순위는 상위 27% 수준으로 2012년(79개국 중 26위, 상위 33%), 2013년(118개국 중 37위, 상위 31%)에 비교하면 소폭 상승했지만 경제규모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체 국가를 8개 등급으로 구분한 결과 한국은 불가리아 루마니아 터키 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3등급에 속했다. 지난해 우리 국내총생산(GDP)은 1조4495억 달러로 세계 13위다. 같은 3등급 국가들의 GDP 수준은 터키 18위, 말레이시아 35위, 루마니아 55위, 불가리아 77위 등이다.

기업가정신지수 1등급 그룹에는 대만(27위) 싱가포르(36위) 핀란드(41위) 등 한국보다 경제규모가 작은 경쟁국도 즐비했다.

한국은 기업가정신을 측정하는 세부지표 15개 가운데 시장규모, 도시화에 따른 창업가능성이나 기존 기업들의 지배력 강화에 따른 시장고착화 정도, 기업가에 대한 인식 및 친근감 수준, 기술력과 경제자유도 만으로 창업할 수 있는 기회, 기업의 내수 탈피 수준 측면에서 특히 취약했다.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기업가정신은 혁신적인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시장기능을 활성화하는 원동력”이라며 “진입규제, 보이지 않는 규제 등에 대한 개혁과 반기업 정서 개선 등으로 기업가정신을 고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생계형 창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국의 현실을 지적하며 “기술과 제품, 서비스의 특화를 통해 시장 확대를 추구하는 혁신형 창업으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