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투자대책 이후 시장 반응 보니… 강남 삼성동 온풍 용산 無風

입력 2015-01-26 01:41
정부가 지난 18일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지지부진하던 서울시내 초대형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한국전력 부지와 용산 미군기지 부지 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부 발표 이후 1주일이 지난 25일 두 지역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각각 온탕과 냉탕으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입찰가 10조5500억원을 써내며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의 새 주인이 됐다. 당시 감정가의 3배가 넘는 규모였다. 일대 건물들의 호가가 일시적으로 20% 안팎 급등하는 등 시장이 반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가격 상승 기대감에 건물주들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곧바로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곳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은 정부였다. 정부와 서울시가 투자 활성화 대책으로 협의, 한전 부지의 용도지역 변경과 건축 인허가 기간을 1∼2년으로 단축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부지 개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삼성동 W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개발 시점이 당겨지면서 다시 상가 임대료가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많게는 15% 정도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 착수가 가능토록 추진되는 용산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정부는 오는 4월 개발계획 승인을 완료하기로 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지만 2013년 용산을 강타했던 국제업무지구 개발 무산의 여파가 남아 있는 모습이다. 서부이촌동 H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정부 발표 이후에도 아파트 매매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지 않았고, 매매가가 오를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며 “국제업무지구 백지화에 따른 실망감과 상처,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아직 크다”고 전했다.

이미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동부이촌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용산 주민들 입장에서 미군기지 부지 개발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 않느냐”며 “현재 아파트 매매가와 상가 임대료에 개발 호재가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유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