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고(故) 신해철의 유작이 담긴 한정판 앨범이 완전판매 됐습니다. 앨범을 구하지 못한 네티즌들은 “추가로 제작해 달라”며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는데요. 신해철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팬들은 그를 떠나보내기 싫었나봅니다.
신해철의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는 신해철의 베스트 앨범 ‘리부트 유어셀프(Reboot Yourself)’ 한정 물량 4850장이 모두 팔렸다고 25일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24일 발매한 2350장과 추가 제작한 2500장이 모두 팔린 것입니다.
앨범에는 신해철이 속했던 그룹 넥스트의 히트곡부터 신해철의 솔로앨범 수록곡, 미공개곡까지 50여곡이 4개의 CD에 수록됐습니다. 데뷔곡 ‘그대에게’를 비롯해 ‘날아라 병아리’ ‘먼 훗날 언젠가’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등 주옥같은 곡들이 담겨있습니다.
신해철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발매하지 못한 유작 ‘핑크 몬스터(Pink Monster)’도 앨범에 포함됐습니다. ‘핑크 몬스터’는 고인이 자녀들의 방에 들어갔다가 영감을 받아 만든 록 음악입니다.
앨범에는 신해철의 어린 시절과 넥스트에서 활동했던 모습 등을 담은 미공개 사진도 담겨있습니다. 신해철의 어머니가 직접 쓴 손편지도 실렸습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안타까움이 담겨있는 편지입니다.
신해철은 지난해 10월 S병원에서 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심정지로 쓰러졌습니다.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수술 20일 만에 저산소 허혈성 뇌 손상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고인의 아내 윤원희(38)씨는 장협착 수술을 진행한 S병원의 업무상 과실을 제기하며 원장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입니다.
신해철은 세상을 떠났지만 사람들은 그를 떠나보내지 못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앨범이 다 팔려서 못 샀다” “안타까운 의료사고로 신해철을 잃었지만 그의 음악은 잃지 말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앨범이 신해철의 죽음으로 상처 입은 이들에게 위로가 됐을 것입니다.
팬들의 아쉬움을 접한 소속사 측은 다음 달 중 노래만 담긴 일반판 앨범 발매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정판에서처럼 미공개 사진 등은 안 담기겠지만, 그가 남긴 음악들은 들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한정판 앨범의 완전판매에는 음악의 작품성과 유작의 희소성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신해철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보태졌고요. 신해철의 유작이 세상의 빛을 봐서 다행입니다. 하지만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한 가수의 목숨을 빼앗은 사고의 진실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친절한 쿡기자] 마왕은 떠났지만 음악은 날다
입력 2015-01-26 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