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무릎 꿇지 마라

입력 2015-01-26 01:10

한국 기독교인들이 드리는 기도의 전형적인 자세는 두 손을 다소곳이 아래로 모으고, 무릎을 꿇은 채 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이것은 죄수의 모습이다. 포승줄로 양손을 꽁꽁 묶이고 끌려가는 죄인을 연상하면 된다. 기도 시간에 나는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나님의 사랑과 거룩함을 본다.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해서, 무릎을 꿇는다.

하나님께 기도하는 성도는 누구에게 무릎을 꿇을지 잘 안다. 오직 하나님에게 무릎을 꿇음으로써 그것이 무엇일지라도, 그가 누구일지라도 하나님이 아닌 피조물에 한해서는 결코 무릎 꿇지 않는다. 때문에,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위대한 십계명의 처음은 “나 외에 다른 누구에게도 무릎 꿇지 말라”로 번역된다. “나는 너를 직립 인간으로 창조했고, 너는 나의 아들이고 딸이다.”

무릎 꿇지 말고 당당하게 살라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가 무릎 꿇고 기도하는 까닭이다. 기도할 때, 하나님께 무릎 꿇는 법을 배우고, 세상을 향해 곧추 서서 사는 힘을 얻는다. 하나님께 꿇지 않는 자는 하나님 아닌 것에 꿇고 산다. 하나님께만 엎드려라. 하나님이 아닌 일체의 것에 고개를 쳐들자. 하나님께 무릎 꿇는가. 내게 무릎 꿇기를 강요하는 것들을 하나님께 무릎 꿇게 하리라.

김기현 목사(로고스서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