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확인도 해야 하고 마와리(경찰서를 돌며 취재하는 언론계 은어)도 돌아야 하고…. 하나의 보도로 판도가 어떻게 뒤집힐지 모르는 상황,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어요. ‘팩트’라는 단어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로 대표되는 언론의 어두운 면을 꼬집은 속 시원한 작품. 지난 15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는 최달포(이종석 분)와 최인하(박신혜 분)가 각자의 아픔을 딛고, 정의를 말하는 방송기자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아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았다. 배우 박신혜(25)는 극 중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가상의 병, 피노키오 증후군을 앓는 신참 기자로 분해 매끄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진실에 다가가려는 담대한 모습, 기자로 성공하기 위해 가족까지 버린 어머니 송차옥(진경 분)과 싸워나가는 용기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박신혜를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앞머리를 짧게 자르고 상큼한 얼굴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인하의 모습이 보였다. 씩씩하고 거침없었다.
“재벌과 언론의 유착, 여론의 마녀사냥,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사건 사고 등 현실 사회와 너무 비슷해서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신 것 같아요. 기자생활에 대한 호기심도 한 몫 했겠죠.”
기자를 연기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발음에 신경을 써야했고 긴 대사도 많았다”며 “일상에선 사용하지 않은 단어들이 끊임없이 나와 힘들 때도 있었지만 교복입은 학생 역할을 주로 하다 전문성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작품을 하면서 인하의 고민을 나도 함께 하고 있더라고요. 가족에 대한 생각, 말 한 마디의 소중함도 깨달았어요. ‘피노키오’는 인하의 성장기였지만 박신혜도 성장하게 해 준 작품인 것 같아요.”
2003년 가수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꽃’에 출연하면서 연예계에 발을 디딘 그는 그 해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의 아역으로 등장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각인시켰다. 드라마 ‘미남이시네요’(2009) ‘상속자들’(2013) 등 하는 작품마다 국내외에서 사랑을 받으며 한류를 이끄는 대표 여배우로 우뚝 섰다. 그에게는 ‘작품을 보는 눈’이 확실히 있는 듯했다. ‘피노키오’ 또한 중국에 회당 28만 달러(약 3억300만원)에 판권이 팔리며 국내 드라마 최고가를 경신했고 중국 동영상 사이트 누적 조회수로는 2억 건이 넘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는 박신혜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고두심, 전도연 선배님처럼 솔직한 얼굴로 연기하고 싶어요. 영화 ‘인어공주’(2004)에서 봤던 두 분의 맨 얼굴이 너무 좋았어요. 친구처럼 편안하기도 하고 함께 울 수 있는 연기자, 앞으로 조금씩 더 성숙해져 가는 모습 기대해주세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인터뷰] 드라마 ‘피노키오’ 출연 박신혜 “극 중 인하처럼 저도 훌쩍 큰 것 같아요”
입력 2015-01-26 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