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군인체육대회, 태권도·사격 등에서 최대 17개 金 정조준 “안방서 북한군에 패할 수는 없다” 담금질

입력 2015-01-27 01:30

사상 최고인 종합 3위 목표를 내건 한국팀에 비상이 걸렸다. 현역 장병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 규정에 따라 한국은 국군체육부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린다. 한국은 지난 5차례 대회 가운데 평균 5개 정도의 금메달을 획득, 10위권 성적을 거뒀다. 2회 대회에서 금메달 10개로 5위에 올랐던 게 최고 성적이다. 한국이 3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4개 정도의 금메달을 따야 한다.

이 대회의 강국은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브라질이다. 선군(先軍)정치를 내세우는 북한도 늘 우리보다 높은 7∼8위권을 유지했다. 비록 운동경기라 하지만 안마당에서 북한군을 상대로 우위를 내줄 수 없다는 게 국군체육부대 관계자들의 고민이다.

고명현 부대장은 26일 “대회 준비도 잘 해야겠지만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둬야 하는 부담도 있다”면서 “특히 안방에서 북한군에 패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북한은 병역의무 복무기간이 10년이나 돼 군사종목과 여자종목에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획득 메달 가운데 70%를 여자종목에서 수확했다. 반면 한국은 의무복무기간이 2년도 되지 않고 군인 여자선수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그동안 여자종목에 취약점을 드러냈다.

사격 등에 특히 강세를 보이는 북한은 213명을 파견하겠다고 예비엔트리를 통보를 해온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해 10월 리허설대회로 열린 육군 5종 경기에 입국 당일 선수 부상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해온 적이 있어 확실한 참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회 관계자는 북한이 한국에 우위를 보이는 종목 위주로 선수단을 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8개 종목 461명을 내보내는 국군체육부대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기 위해 지난해부터 선수 보강에 나섰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전·현직 국가대표 91명(38%)이 포함된 우수선수 자원 24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개인전과 단체전 2개의 금메달이 걸린 골프 종목 석권을 위해 한시적으로 골프팀을 만들어 프로골퍼 허인회와 맹동섭 등을 입대시켰다. 허인회는 지난 시즌 한국과 일본 투어의 장타왕을 차지한 강자다. 골프선수들은 10월의 본 대회를 앞두고 경기력 유지를 위해 국내프로대회에 번외경기로 출전할 수 있도록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협의를 마쳤다.

허인회는 “입대 전에는 잘 몰랐지만 그동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준 부모님과 우리 사회에 큰 빚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2관왕을 달성해 조금이라도 빚을 갚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한국은 태권도, 사격, 최강 양궁과 펜싱 등에서 최대 17개의 금메달을 정조준했다. 약세를 보인 여자종목 강화를 위해 메달 획득이 가능한 태권도와 사이클 등 3개 종목에 7명의 단기하사를 선발하기로 했다. 레슬링, 육상, 수영선수들은 중국으로 동계훈련을 보내는 한편 대회직전까지 각종 국내외 대회에 참가해 올림픽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