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이라크와 4강… 8년 만의 설욕전

입력 2015-01-24 04:29

이라크가 23일(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난적’ 이란을 꺾고 한국의 준결승 상대로 결정됐다. 이라크는 연장전까지 3대 3으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7대 6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라크는 8년 만에 한국과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당시 승부차기 끝에 한국에 4대 3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오른 이라크는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우리 축구대표팀에게는 설욕전이 된 셈이다.

앙숙인 이라크와 이란은 이날 역대급 명승부를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로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가장 랭킹이 높은 이란이 전반 10분 사르다르 아즈문의 선제골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전반 42분 메흐마드 풀라디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이라크는 후반 11분 아메드 야신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연장전은 이라크가 한 골을 넣으면 이란이 따라가는 추격전이었다. 연장 전반 한골씩 주고받았고, 연장 후반 11분 두르감 이스마일의 천금같은 골로 이라크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라크의 승리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휘슬이 울리기 직전 이란의 레자 구차네자드의 기적 같은 동점골로 3-3이 됐다. 승부차기도 팽팽하게 진행돼 3시간의 혈전은 8번째 키커까지 가서야 승부가 결정됐다.

일단 경기 결과는 한국에게 최고의 시나리오대로 됐다. 역대 아시안컵에서 우리 발목을 잡았던 이란이 탈락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6년부터 5개 대회 연속 이란과 맞붙어 2승2무1패의 접전을 벌였다. 또 최근 A매치에서 3경기 연속 패배를 당한 터라 이란은 이번 대회 4강전에서 반드시 피해야할 상대로 꼽혔다.

반면 이라크는 FIFA 랭킹 114위로 한국(69위)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된다. 전적에서도 한국이 6승10무2패로 앞선다. 한국과 이라크 모두 연장전을 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불리함도 없다. 오히려 하루 일찍 8강전을 치러 체력 회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길다. 아울러 이라크의 주전 미드필더 야세르 카신은 조별리그 1차전에 이어 8강전에서 경고가 누적되면서 4강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아랍에미레이트(UAE)가 승부차기 끝에 일본을 제압하고 개최국 호주와 결승 진출을 겨루게 됐다. UAE는 대회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대 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5대 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대회 우승 후보였던 이란과 일본이 모두 8강전에서 탈락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