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 언론인 고토 겐지(47)와 사업가 유카와 하루나(42)를 살해하겠다며 내건 몸값 협상 시한(23일 오후 2시50분)이 지났다. 사태 해결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IS는 일본 정부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니폰TV 등 일본 언론들은 IS가 이날 오후 자신들의 홍보용 홈페이지에 “인질 처단을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게시물에는 아랍어로 “IS 병사들은 칼을 바라보고 있지만 일본 총리는 음모에 둘러싸인 채 자국민에 자비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쓰여 있다. 문장 아래에는 ‘5’부터 ‘0’까지 1초 간격으로 카운트다운을 반복하는 디지털시계 이미지와 함께 IS가 과거 참수한 인질들의 시신을 첨부했다. 이어 일본어와 아랍어로 “인질 처단을 위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인질 2명을 살해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의 협박 게시물을 올렸다.
일본 정부는 이날 다양한 경로로 IS와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협상 시한을 넘긴 시각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IS의 답신이 있었냐는 질문에 “특별히 없었다”고 답했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현지 대책본부를 지휘하는 나카야마 야스히데 외무부대신 또한 협상 시한을 1시간여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도 정보수집 등 대응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만 전했다. 일본 정부는 인질을 구출하고자 자위대 병력 파견까지 검토했으나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인질 고토의 어머니 이시도 준코(사진)는 도쿄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석방을 호소했다. 이시도는 “일본은 헌법 9조에 전쟁을 하지 않기로 맹세했으며 실제로 70년간 전쟁을 하지 않았다”며 “아들 또한 IS의 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은 생후 2주 된 아기를 두고 유카와를 구하고자 단신으로 떠났다”며 “전쟁터에 있는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고 싶다고 했고 중립적 입장에서 전쟁을 보도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들을 처형할 수 있다는 소식에 3일간 슬퍼서 울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해 1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된 보고서를 인용해 IS가 1년간 3500만∼4500만 달러(약 380억∼489억원)의 몸값을 손에 넣은 것으로 추산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03년 무렵에는 인질 1명에 20만 달러(2억1700만원) 선이던 몸값이 최근에는 1000만 달러(108억원)까지 상승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몸값 시한 지났는데… 생사 확인 안된 일본인 인질
입력 2015-01-24 0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