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수천억원대의 삼성SDS 주식을 은행에 담보로 맡긴 것으로 나타나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3일 재벌닷컴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은 2011년 12월 본인 명의로 보유 중인 삼성SDS 주식 301만8000여주 중 215만주를 우리은행에 담보로 맡겼다. 동생인 이서현 사장은 2012년 5월 하나은행과 삼성SDS 주식 40만주에 대한 담보계약을 맺었다. 해당 은행은 이들이 담보로 맡긴 삼성SDS 주식에 대해 질권을 설정해뒀다. 질권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담보물건을 유치하는 권리다. 최근 금융기관들은 주식 등 유가증권을 담보로 대출해주면서 질권을 설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부진·이서현 사장도 대출 용도로 은행에 삼성SDS 주식을 담보로 맡긴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삼성SDS 주식을 은행에 담보로 맡긴 당시 삼성SDS는 비상장 상태였고, 담보가액은 25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은행이 시세의 절반 정도만 인정해줬다고 해도 1000억원이 넘는 돈이 대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궁금증은 빌린 돈의 사용처에 대한 것이다. 자매는 이후 계열사 주식을 사들이거나 유상증자 등에 참여한 적이 없고, 본인 명의로 부동산 매입에 나선 사례도 드러난 적이 없다. 1000억∼2000억원으로 삼성 후계구도 변화를 이끌어내기에도 어렵다.
업계에서는 이 현금을 종자돈으로 뭔가 의미 있는 투자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투자가 성공했을 경우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필요한 실탄(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삼성 측은 “개인적인 거래라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지만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이부진·이서현 수천억대 주식담보 용도 뭘까?
입력 2015-01-24 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