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의 노르웨이 우드, 프랭크 시나트라의 스타더스트 그리고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D장조. 연관 없어 보이는 이 세 노래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하루키는 평소 자신의 소설 속에 음악 이야기를 많이 넣었다. 비틀즈 노래는 ‘노르웨이의 숲’, 슈베르트의 곡은 ‘해변의 카프카’, 시나트라 노래는 ‘댄스 댄스 댄스’에 소개됐다.
그의 소설을 음악으로 듣는 공연 ‘하루키, 음악으로 만나다’가 다음 달 5일 경기도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실제 하루키는 음악으로도 대중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의 소설에 등장한 음악은 앨범 차트 순위를 점령하기도 했다.
전 세계 누적 판매 1000만부를 기록한 하루키의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에는 드뷔시의 달빛과 빌 에반스의 왈츠 포 데비 등이 나온다. ‘해변의 카프카’에는 슈베르트의 노래 외에도 존 콜트레인의 마이 페이버릿 송, ‘어둠의 저편’에서는 커티스 풀러의 파이브 스팟 에프터 다크가 귀에 들리듯 문장 위에 흐른다.
공연기획사 뮤직쥬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해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세종문화회관 챔버홀을 비롯해 부산, 대전, 경기도 화성 등에서 시즌1 ‘하루키, 소설을 듣다’ 공연을 가졌다. 관객 반응이 좋아 올해 시즌2는 하루키의 신작 소설 속 노래와 사람들에게 친숙한 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출간된 지 일주일 만에 1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화제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와 한때 베스트셀러 1위를 달렸던 ‘여자 없는 남자들’, 그리고 ‘노르웨이의 숲’ 등에서 등장하는 음악들로 공연이 채워진다.
클래식 셀렉션으로 꾸며질 1부에서는 하루키 소설 속 피아노곡을 중심으로 연주와 해설이 함께하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재즈 셀렉션으로 진행될 2부에는 ‘여자 없는 남자들’에 등장하는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를 포함해 재즈 마니아로도 잘 알려진 작가의 다른 작품에 등장한 주옥같은 재즈곡도 만날 수 있다.
피아니스트 조혜정과 최문석 재즈트리오가 1, 2부 무대를 장식하고 하루키 마니아이자 문학평론가 허희씨가 재치 있는 해설과 음악 이야기를 전달한다.
김준경 대표는 “시즌1은 관객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었다”면서 “올해는 새로운 소설과 좀 더 쉬운 노래들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하루키 신작 속으로 떠나는 음악 순례
입력 2015-01-26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