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귀촌 부부, 새집 입주 사흘 만에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15-01-24 02:20
경기도에서 경북 문경으로 귀촌한 곽모씨 부부가 지난 19일부터 입주해 살던 전원주택. 이 부부는 입주 사흘 만에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연합뉴스

오랫동안 귀농을 꿈꾸며 새집까지 지었던 40대 부부가 입주한 지 사흘 만에 안타깝게 숨졌다. 사망 원인은 기름보일러에서 나온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잠정 결론 내려졌다. 곽모(48)씨 부부는 지난 21일 오후 3시쯤 경북 문경시 농암면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문경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곽씨 부부의 부검을 의뢰한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사로 추정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부부의 시신에서 치사량이 넘는 일산화탄소가 검출됐고, 부부가 살던 벽돌 구조 주택의 기름보일러와 배기통 연결 부위가 파손된 것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곽씨는 작은 방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고, 아내 김씨는 입에 거품을 물고 거실에 누운 채 숨져 있었다. 창문과 문이 모두 닫혀 있고 외상이나 유서, 외부 침입 흔적이 없어 이들의 사인을 둘러싸고 의문이 일기도 했다.

경기도에서 살던 곽씨 부부는 귀촌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문경에 2층 주택을 지었고 지난 19일 입주했다. 이들은 동네 주민들에게 시골에서 사는 방법과 농사법을 물어보는 등 농촌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혼 관계인 이들은 전처와 전 남편 사이에 장성한 자녀들이 있으며, 김씨의 친정이 있는 문경에서 새로 농촌생활을 시작하려다 이 같은 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보일러와 배기통 연결 부위 파손 이유가 시공상 문제인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조만간 보일러 시공자 등 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또 2∼3주 후 정확한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계속 수사할 계획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