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학교(총장 장순흥)와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가 미래세대 복음화를 위한 ‘4/14운동’에 뛰어들었다. ‘4/14운동’은 복음을 받아들이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로 꼽히는 4∼14세의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고 인성·영성을 겸비한 크리스천 리더로 키워내자는 운동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복음화율이 가장 낮은 영남권(10.4%)에 있는 대학(포항)과 교회(부산)가 어린이·청소년 복음화 운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장순흥 총장과 이규현 목사가 지난 18일 수영로교회에서 대담을 갖고 미래세대 복음화와 4/14운동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담>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
이규현 수영로교회 목사
-4/14운동을 이끄는 쌍두마차는 대학과 교회, 즉 한동대와 수영로교회다. 이 운동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대학과 교회가 손잡게 됐는지 궁금하다.
△장순흥 총장=청소년 복음화 관련 통계를 보면 청소년 복음화율은 3%대로 떨어졌다. 농어촌·미자립교회뿐만 아니라 중·대형교회도 다음세대가 줄고 있어 위기에 당면한 지 오래다. 한국교회 전체적으로 볼 때 벼랑 끝까지 몰렸다. 더 이상 후퇴할 곳이 없는 시급한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해 같은 마음으로 걱정하며 다음세대 복음화 사역에 매진하고 있는 수영로교회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규현 목사=지난 20년 동안 호주에서 이민 목회를 하다 귀국해 한국교회의 심각한 현실을 마주했다. 다음세대를 위한 준비가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1세대에만 신경 썼지 다음세대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은 결과다. 이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다음세대에 실제적인 관심을 갖는 곳은 찾기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한동대의 (다음세대에 대한) 비전을 접하고 손을 잡게 됐다.
-우리나라 개신교인 비율은 20%대다. 그런데 어린이와 청소년의 복음화율이 최근 몇 년 사이 뚝 떨어졌다. 그 원인을 인구감소 외에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이 목사=1세대 신앙의 문제라고 본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제자 교육·훈련을 많이 했지만 자녀 세대의 신앙 계승에 대한 투자는 상당히 미흡했다. 거의 모든 목회 전략과 투자는 어른과 기성세대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다음세대를 위한 전문가를 키워내지 못했고, 전문가가 없다보니 자녀세대 교육이 부실해지고 복음화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싶다. 여기에다 교회 안팎으로 거세게 밀려드는 세속적 가치관은 다음세대와 교회의 간극을 점점 더 멀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장 총장=다음세대 복음화율이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은 가정과 학교, 교회 교육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가정에서 부모들은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보내서 출세를 시키는 데 혈안이 돼 있다. 반면 자녀들에게 신앙과 사랑의 가치를 남겨주는 데는 소홀하다보니 삶의 우선순위에서 신앙은 밀려날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세속 문화의 문제다. 매스 미디어를 통해 쾌락적이고 선정적인 문화가 여과 없이 파고들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은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다. 이런 문화들이 들어선 다음세대에 복음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4/14운동은 세계적 선교전략가 루이스 부시 박사가 미국에서 시작한 운동이다. 특별히 이 운동의 타깃을 4∼14세에 맞춘 이유는 무엇인가. 4/14 세대가 한국교회의 미래에 있어 어떤 역할과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나.
△장 총장=기성 신자들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4세에서 14세 때 교회에 다니면서 복음을 접한 비율이 80%에 달한다. 이 시기는 인성이 형성되는 데 가장 적합한 시기이면서 복음 수용성 또한 가장 높은 때다. 이 시기가 지나면 자아의식이 강하게 형성되면서 신앙을 받아들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따라서 4∼14세 시기는 인생은 물론 신앙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때다.
△이 목사=발달심리학 등 학문 분야나 기독교 학문 등에 있어서도 4∼14세는 ‘영적 영향력’을 받아들이기에 가장 적합한 때다. 실제 전도를 해봐도 어릴 때 복음을 접했다가 신앙생활을 중단한 이들의 회심율이 상당히 높다. 그렇기 때문에 4∼14세 중심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노출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청소년 교육과 대응문화 창출, 차세대 기독교 지도자 육성 등을 이 운동의 주요 활동으로 제시했다. 더 구체적인 활동 방향과 내용이 궁금하다.
△이 목사=교수와 학생 등 한동대가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인적자원들과 우리 교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생생한 목회 현장을 접목하려 한다. 즉 이론과 실제가 합쳐져서 어린이·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이해하고 요구를 파악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접촉점을 찾고자 한다. 가장 큰 관심은 문화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 매스미디어에 포위당한 어린이·청소년 세대를 어떻게 구해내느냐, 또한 그들에게 유익한 기독교 문화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고 보급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 총장=교육과 문화 분야가 핵심이다. 이 분야와 관련된 콘텐츠 개발 전략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가운데 주일학교(교회학교) 교육 전략을 변화시키는 일도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주일학교를 통한 어린이·청소년 선교 전략은 변화된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이 분야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예를 들어 토요일에 교회학교가 알찬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이 같은 활동이 특정 지역, 교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 교회에 실제적인 운동으로 확산되어갈 때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4/14 운동의 전파와 확산에 대한 효과는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을까.
△이 목사=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다. 단기간에 성과물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할 수 있는 일들부터 해나가야 한다. 콘텐츠 개발이나 청소년 지도자 및 교사 양육 등은 하루 이틀에 이뤄지기 어렵다. 먼저 이 운동의 명확한 방향성을 잡고, 향후 교단들과 다음세대를 위한 여러 기관·단체들의 선교 전략가들과 머리도 맞댈 필요가 있다. 4/14운동은 다시 말해 다음세대 복음화를 위한 헌신자들을 규합하고 조직하면서 사역을 구체화하는 일이다.
-4/14운동은 교회와 학교가 함께 추진하는데, 이 운동에 대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공감대 형성도 중요한 것 같다.
△장 총장=외횐위기 때도 우리 국민들은 금 모으기에 십시일반 솔선수범으로 동참하면서 위기를 돌파한 적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깨달으면 바뀐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가 처한 다음세대에 대한 위기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대로 넋 놓고 있다간 한국교회의 미래가 없다.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한동대와 수영로교회가 마음과 뜻을 모았다. 하나님께서 귀한 작품을 만들어 주시길 바라고 있다. 이 일을 위해 한국교회와 선교단체, 성도들 또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바로 나와 우리, 교회와 미래를 위한 사역이다.
-끝으로 꼭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 목사=4/14운동 출범을 통해 다음세대 복음화 운동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을 쐈다.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어린이·청소년 선교 현황이나 통계 등 실태 파악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에 협조가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 다음세대를 위한 활동 가운데 특별히 초점을 두고 싶은 분야는 기독청소년 문화 영역이다. 이 분야에서 귀한 지도자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에 한국교회의 공동 전략이 필요하다.
△장 총장=기독교사랑의 핵심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다. 아울러 미래세대의 주역인 ‘어린이· 청소년 사랑’도 포함된다. 최근 발생한 어린이집 폭행사건 등을 보면 자기 자녀뿐 아니라 남의 자녀들도 마찬가지로 사랑해주는 일이 얼마나 절실한지 깨닫게 한다. 자기 자녀를 뛰어넘어 어린이와 청소년을 사랑하고 그들을 복음으로 변화시키는 일이 곧 4/14운동이다. 이 일을 위해 한동대와 수영로교회가 ‘마중물’이 됐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
부산=진행·정리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대담] “대학 인적자원·교회 현장 접목, 미래세대 복음화 해법 찾겠다”
입력 2015-01-26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