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 모임에 강사로 오시는 소설가 선배님께 만화가이셨던 아버지(1세대 만화가 박기당 화백)의 컬렉션 북을 선물로 드리자 기뻐하시며 “매우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 받으셨네요” 하신다. 물려받긴 했지만 전공을 비켜나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내 삶을 들켜버린 듯 어쩐지 송구스럽다.
언젠가 ‘어거스트 러쉬’라는 제목의 영화를 인상 깊게 본 일이 있다. 주인공 소년은 밴드 싱어이자 기타리스트인 아빠와 첼리스트 엄마 사이에서 축복받지 못한 생명으로 태어난 불우한 음악신동으로 우여곡절 끝에 부모와 헤어져 거리에서 떠돌이 악사로 살아간다. 소년의 음악에 대한 천부적 감각은 부모를 만나려고 굳이 몸부림치지 않아도 결국 운명적인 부모와의 만남으로 이끈다는 감동 스토리이다. 소년의 귀는 모든 음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그 소리들을 예리하게 분석·분류하는 등 소년에게 있어 음악은 단지 청각, 그 이상의 모든 감각들까지도 놀라운 생명력으로 소년을 사로잡는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형질만으로도 저렇듯 천재적인 음악성을 타고 나는데, 하물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피값으로 새롭게 부여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유전형질을 우리가 회복하게 된다면 그 얼마나 놀라운 능력을 소유하게 될 것인가란 생각에 사로잡혔다.
거리의 악사 천재소년이 부모의 유전형질로 인해 무엇에라도 홀린 듯 음악적 재능을 물려준 부모를 찾은 것처럼 우리들 역시 성령님께 붙들린 바 된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유전형질로 아버지를 떠나 방황하는 잃어버린 자녀들을 아버지께로 인도하는 일이 우리의 삶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지리라는 크나 큰 희망을 보았다.
감동의 영화 한 편으로 성령 충만함과 권능 받음이 증인의 삶에 첫 번째 전제조건인 것을 확인시켜 주신 섬세하신 성령님의 배려에 감사드리며 2015년의 나의 기도제목이 성령 충만함과 권능 받음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박강월(수필가·주부편지 발행인)
[힐링노트-박강월] 증인의 전제조건
입력 2015-01-24 0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