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으로 접어들자 태극전사들은 완전히 달라졌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했던 ‘오만전의 기술력’과 ‘호주전의 정신력’을 동시에 발휘해 2골을 몰아쳤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이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아시안컵 8강전 전·후반 90분 동안 보여 준 플레이는 실망스러웠다.
한국은 이날 전·후반 우즈베키스탄과의 허리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공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이정협은 동료들과 제대로 연계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한국 공격수들은 후반 들어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었지만 한 골도 뽑아내지 못해 힘겨운 경기를 자초했다.
수비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전반 초반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수비수들은 상대 마크 선수를 놓치기 일쑤였다. 골키퍼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의 슈퍼세이브가 없었다면 골을 내 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여러 차례 나왔다.
이날 결승골과 추가골을 넣은 손흥민, 슈퍼세이브 쇼를 벌인 김진현과 함께 돋보인 활약을 펼친 선수로는 베테랑 차두리(35·FC 서울)를 들 수 있다. 후반 25분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 대신 투입된 차두리는 연장 후반 14분 오른쪽 측면을 드리블로 돌파해 손흥민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건네 추가골을 도왔다.
한국은 복병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골 결정력 부재와 허술한 수비로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꿈꾸는 한국은 23일 열리는 이란-이라크전의 승자와 26일 결승행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한편, 호주는 팀 케이힐의 연속골을 앞세워 중국을 2대 0으로 꺾고 2회 연속 4강에 진출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2015 호주 아시안컵] 실망스러운 90분… 골키퍼 김진현이 구했다
입력 2015-01-23 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