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최저 지지율이 경신되는 상황이다.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TK), 연령층으로는 50대도 박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굳건한 지지기반이 와해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둑이 무너진 것 같다”고 위기감을 토로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그동안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박 대통령 지지율이 붕괴되면서 레임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여권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공무원연금 개혁 등 국정과제마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여권으로선 지지율 급락도 문제지만 반등을 이끌 수단이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 고민이다. 박 대통령이 ‘불통’으로 표현되는 국정운영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한 지지율 붕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진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20∼21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33.2%에 불과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다. 지지율 40%대가 붕괴된 것도 충격인데 이제는 30%대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수치뿐 아니라 지표도 여권에 충격파를 던졌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박 대통령의 인기는 바닥권이다. 특히 경기·인천 지역의 국정 지지도는 27.5%를 기록해 호남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박 대통령의 홈그라운드인 TK에서 처음으로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43.7%)가 긍정평가(40.7%)보다 높았다. 여기에다 박 대통령의 ‘팬층’인 50대에서도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집단은 지역적으로는 충청과 제주, 연령층으로는 60대 이상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실망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수첩 파동에서 나타난 공직기강 해이 등이 영향을 미쳐 지지율 40%대가 무너졌다”면서 “이번에 연말정산 세금폭탄 이슈로 전통적 지지기반인 TK와 50대마저 등을 돌려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분노한 민심이 이제는 박 대통령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여권이 박 대통령의 1인 리더십에 의존하는 체제라 지지율 추락은 여권 전체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권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다시 높이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으나 마땅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이 대표는 “향후 있을 청와대 내부 인사 개편과 개각, 연말정산 후속대책의 내용에 따라 지지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으나 이런 시도들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해답은 박 대통령의 리더십 변화에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다른 새누리당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생각이 다른 사람도 만나는 등 소통 방식을 바꿔야 한다”면서 “리더십을 극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레임덕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이슈분석] 朴 대통령 국정동력 마지노선 30%도 위협… ‘지지율의 늪’ 레임덕 위기감
입력 2015-01-23 03:15